김웅 입 열었지만…여전히 안 풀리는 '고발사주 의혹'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9-08 13:06:15

고발장 작성, 전달 여부 등에 기존 입장 반복
제보자 관련 "법무연수원 때 만난 한 분" 언급
진실규명 촉구하며 유승민 캠프 대변인직 사퇴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러나 기존의 오락가락한 해명을 되풀이해 의문점을 풀지 못했다.

"고발장을 작성하지 않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책임 회피성 자세로 일관하며 진실 규명을 수사기관의 몫으로 넘겼다. "맹탕 회견" "뭐하려 회견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다만 해당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유승민 대선 캠프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김 의원 회견에는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해소된 의문이 없다.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야당에게 넘겼다는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의 작성자와 제보자가 누구인지,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하 검사)이 연루됐는지, 김 의원이 고발장을 받아 당에 전달했는지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고발장 제가 작성한 것 아니다"

김 의원은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모 매체(뉴스버스)에 보도된 고발장은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뉴스버스 기자와의) 대화는 제가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관련 문제를 당내에서 최초로 제기했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었고 실제 보도된 본건 고발장은 저와 관련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최 의원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보도에 대해 "고발건에 대해 수기로 메모해 설명했고 그걸 받았다는 당직자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뉴스버스는 최 의원 고발장을 처음에는 손 검사, 다음은 제가, 지금은 둘이 같이 작성했다고 기억하는데 '선거법 전문가'인 내가 같이 작성했다면 손 검사에게 검토받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제보자 특정되지만 밝힐 수 없어"

김 의원은 제보자에 대해 "신원이 밝혀지면 제보 경위도 밝혀지고 이 일이 벌어진 이유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보자 신분이 드러나면 그가 뉴스버스에 제보한 목적도 드러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후보 캠프에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너무 나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뉴스버스의 텔레그램 자료 위에 보면 제 신분이 부장검사(법무연수원)로 돼 있다. 법무연수원 명함 들고 다닐때 만난 분은 한 분"이라며 제보자가 누군지는 특정될 사안이라고 했다.

대검찰청은 전날 해당 제보자에 대해 "공익신고자로서 요건을 충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2조(공익신고자 등의 비밀보장 의무) 등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그의 인적사항이나 그가 공익신고자 등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발장 받았는지, 전달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검찰 인사로부터 받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관해 "본건 고발장 등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발표했다.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계속 왜 기억을 못 하느냐고 얘기한다. 그럼 제가 기억이 안 나는데 기억난다고 거짓말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뉴스버스가 보도한) 자료들이 사실이라면 정황상 제가 손 검사로부터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는 모호한 답을 내놨다.

또 "1년4개월 전이고 선거운동 하느라고 바쁜 와중이었다"며 "보도에 의하면 100페이지 넘는 자료인데 언제 보고 검토해 넘기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조작 가능성을 제시하고 명의를 차용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손준성 보냄'이라고 찍힌 텔레그램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내 이름이 맞다면 정황상 손준성이 이름 붙여진 사람이 넘겨준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며 "다행히 제보자가 휴대전화를 제출했다고 하니 조작 여부는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감찰부 감찰3과는 제보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텔레그램 메시지 수신내역을 분석 중이다.

김 의원은 '받은 것은 기억나지 않는데 당에 전달했다는 기억은 일관적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시 제가 받은 그런 자료들 당 선거 관련해 중요 직책에 계신 분께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당시 당에 고발장을 전달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대표는 전날 "검찰이 김웅에게 (전달했다는) 그런 내용은 제가 알지 못하는 내용이고 듣도 보도 못 한 말"이라며 "우리 당에서도 받은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개입했나…풀리지 않는 의혹들

손 검사가 실제로 이 일에 개입했는지조차도 안갯속이다. 검찰 개입 여부는 윤석열 전 총장의 책임 소재를 가를 중대 사안이다. 만약 손 검사가 연루됐다면 당시 검찰의 수장이었던 윤 후보에게도 일정 책임이 있다. 윤 후보가 '고발 사주'에 직접 개입했느냐 여부를 두고도 추가 공방이 펼쳐질 수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TBS라디오에서 "실명 판결문을 검찰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법조인들은 대부분 구할 수 있다"며 검찰의 직접 개입 확증에 선을 그었다. 뉴스버스는 고발장 외에 당사자 외 현직 판·검사만 열람할 수 있는 '실명 판결문'이 손 검사, 김 의원, 제보자 사이에 오갔다며 고발 사주 문건이 검찰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손 검사는 지난 6일 공식 입장을 내고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말씀드린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은 조사기관에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그는 "윤 후보 측도 보도된 자료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가 어떤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단순한 기억력에 의존한 추측성 발언을 한다면 더 큰 혼란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불미스런 일에 관여된 것에 책임을 지겠다"며 유 후보 대선캠프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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