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사면초가 윤석열…與는 맹폭, 野도 가세

장은현

eh@kpinews.kr | 2021-09-03 12:53:25

尹 "사주, 상식에 안 맞아…증거 있으면 얘기해라"
尹측 김경진 "조국 무죄 주장 세력이 조작했을 수도"
민주당 "법사위 소집할 것…정치공작 윤석열 게이트"
野 이준석 "당무감사로 진실 밝혀야…단언하긴 일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당 안팎의 비난이 거세다. 윤 후보는 "사주한 바가 전혀 없다"며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평신도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3일 오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사주 의혹에 대해) 무슨 말씀인지 전혀 모르겠다"며 "그런 걸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안 맞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고발을 사주했으면 고발이 왜 안 됐겠느냐"며 "그 당시 정부에 불리한 사람에 대해선 수사를 아예 진행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에 대해선 "대검 간부가 총장과 소통하며 일하는 건 맞지만 필요한 업무에 한해 하는 것이지 모든 걸 다 같이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 검사는 야당에 범여권 인사 고발장을 전달한 사람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러면서 "손 검사가 (고발을) 했다는 자료라도 있느냐. 그걸 내놓고 얘기하라"고 반박했다. 또 "제가 검찰총장 할 때 누구에게 누구를 고발하라 한 적이 없다. 어이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 후보 캠프의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몰랐고 사주 당사자로 거론되는 손 검사도 그런 사실이 없다 하지 않느냐"며 "그렇다면 사실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특보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선 후보였던 김웅 의원이 받은 고발장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 발신자 이름을 손준성으로 지정하면 그 사람 실체가 누가 됐든 손준성으로 찍히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공작' 주체에 대해선 "악착같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무죄라고 주장했던 세력들이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 측 열린캠프 소속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검찰의 정치공작 의혹'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공작 윤석열 게이트' 프레임을 부각하며 "대선 나올 게 아니라 피의자 심문 받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기문란, 정치공작 윤석열 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다"며 "윤 후보는 이 의혹에 대해 직접 회견장에 나와 성실히 답변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송 대표는 "손준성 당시 정책관은 거의 윤석열의 대리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누가 보더라도 100% 윤 후보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사실이라면 과거 12·12, 5·17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씨의 신군부, 하나회와 비견되는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대권 주자인 이재명 후보 측 열린캠프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이 전달된) 시점이 총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때이고 윤 후보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갈등이 고조되던 때인 것도 이 의혹을 더 키운다"고 몰아세웠다.

이들은 "마치 과거 공안 검사들이 시국 사건을 '기획'했던 것처럼 검찰총장 개인을 위해 검찰권을 사유화해 짜 맞춰진 사건을 만들어 보려 했던 건 아니었나 하는 의혹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검에만 맡겨놓을 게 아니라 법무부가 합동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세균 후보는 "보도대로라면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야권에선 제보라고 하지만 나는 공작 차원이라고 본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국회 법사위를 소집해 긴급 현안 질의에 나서기로 했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가 의혹에 대해 낱낱이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주민 의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둘 다 가진 검찰이 특정인을 고발 사주했다면 그것은 대상인에 대한 시민권 박탈"이라고 힘줘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무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 법률지원단에 있는 분들이 이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그런 부분들을 당무감사에서 밝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우리 당 대선 경선후보의 개입이 있었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는 데 동의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 관계만으론 여러 가지를 단언하긴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권 주자인 홍준표, 최재형,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가 직접 전말을 밝혀야 한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홍 후보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사람은 검찰총장의 직속 보고기관"이라며 "총장의 양해 없이 가능했겠나. 또 총장이 양해를 안 했다고 하면 그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해했다면 그건 검찰총장으로서 아주 중차대한 잘못을 한 것이고, 몰랐다고 하면 묵시적 청탁설·묵시적 지시설이 된다"고 꼬집었다.

최 후보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고,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윤 후보는 지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윤 후보의 말 대로 이번 의혹이 정치공작으로 밝혀진다면 저부터 앞장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 캠프도 "윤 후보가 분명히 설명하고, 유출 경위도 정확히 드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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