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보수' 끌어당기는 홍준표의 직설화법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9-01 10:27:04

"떼쓰는 강성 노조 수술해야" "그런 놈 사형시켜야"
20~40세 보수 향해 '하고 싶은 말' 시원하게 쏟아
배종찬 "MZ 어필 메시지·소통으로 지지율 상승"
윤석열 "두테르테냐"…洪 "尹, 두테르테 文 하수인"

"홍준표가 나오면 땡큐."

지난 6월 24일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하자 여당 지지층은 "홍나땡"이라며 환호했다. 친여 성향 커뮤니티 등에는 홍 의원 활약을 기대한다는 글들이 잇따랐다. "윤석열과 싸워 회복 불능 수준으로 너덜너덜해지면 좋겠다" 등등.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가 1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상인이 건네는 전복회를 맛보고 있다. [뉴시스]

홍 의원 복당 전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야당 지지층은 "추나땡"이라며 응원했다. 당시 홍 의원이나 추 전 장관이나 공히 'X맨'으로 취급받은 셈이다. 

홍 의원은 복당 하루 뒤 방송에 나와 "홍나땡이라는 말이 불쾌하다"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여권이 해야할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견제를 왜 자신에게 맡기느냐"고 쏘아붙였다.

조롱받던 홍 의원이 요새 아주 당당해졌다. 지지율 상승세 덕분이다. 몇몇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의 범보수 후보 적합도는 20%대에 안착하며 1강 윤 전 총장을 위협하는 흐름이다.

홍 의원은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무야홍'에서 '어대홍'이 될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무야홍'은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라는 뜻. '어대홍'은 한술 더 뜬 것이다. '어차피 대통령은 홍준표.' '돌돌홍'이라는 말도 있다. '돌고 돌아 대통령은 홍준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홍 의원을 지지하는 젊은 누리꾼이 애용한다는 유행어다. 홍 의원은 이런 표현을 자주 쓰며 'MZ 세대'에서의 인기를 '셀프 홍보'하고 있다.

막말과 거친 언행 탓에 '꼰대' 정치인 전형으로 꼽혔던 홍 의원. 변신 노력이 눈에 띄고, 그런 만큼 호응받는 분위기다. 2030세대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자신의 상징인 빨간색 넥타이까지 푸른색으로 바꾸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메시지 관리가 세련되고 정교해졌다. 특유의 '사이다성' 직설화법은 지키면서 공감대를 정밀타격한다는 평가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1일 "20대~40대의 '영(젊은) 보수 현상'을 겨냥해 홍 의원이 '하고 싶은 말을 시원시원하게 한다'는 인상을 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노총을 원망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택배 대리점주의 기사를 게재하며 "떼만 쓰는 강성노조는 수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문재인 정부에서 공권력도 함부로 손못대는 '갑 중 갑'으로 군림하고 있다는게 보수층 시각이다.

홍 의원은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며 "이래도 강성노조 수술에 반대할 거냐. 이제 선진국 시대"라고 지적했다.

전날 페이스북에는 의붓딸 강간·학대 및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성 기사를 공유하며 분노를 표했다. "이런 놈은 사형시켜야 되지 않나"라는 것이다. 홍 의원은 "제가 대통령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배 소장은 "홍 의원이 MZ 세대와 여성층에 어필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과거와 달리 부정적 표현은 철저히 삼가고 있다"며 "이 점도 지지율 상승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주장했던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홍 의원이 개입하지 않은 건 일례"라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배달 오토바이를 타던 젊은 플랫폼 노동자가 화물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소개하며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 금할길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가고 청년들의 가슴을 옥죄는 이런 폭압 정권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홍 의원이 대권 재수를 하면서 어디를 공략해야 점수를 딸 수 있는 지 잘 알고 있다"며 "지금도 비호감이 상당하지만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요구를 반영하려는 변신 노력은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초 윤 전 총장에게 몰려갔던 젊은 보수층이 홍 의원에게로 옮겨간 게 지지율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소환하며 홍 의원과 설전을 벌인 건 지지율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 [UPI뉴스 자료사진]

윤 전 총장은 이날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는 홍 의원 발언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 처벌과 관련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흉악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우리 법 제도 자체가 그렇게 되도록 설계됐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SNS를 통해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이 적폐 수사를 지시하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벼락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특수4부까지 동원해 우리 진영 사람 1000여명을 무차별 수사해 200여명을 구속했다"며 "5명을 자살케 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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