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땅 투기' 의혹, 윤희숙은 정말 관련없을까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8-26 20:43:12
윤 의원 동생 남편 A씨 2013년~2016년 청와대·기재부서 근무
땅값 2배 이상 올라…인근 중개업소 "산단 들어서고 상승 추세"
與 "임차인 코스프레 윤희숙, 세종 아파트 특공으로 2억대 차익"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듯했다. 그러나 하룻만에 상황은 다시 돌변했다. 부친의 투기 혐의는 짙어졌고, 내부정보 이용 의혹까지 불거지며 불길이 '윤희숙의 내로남불'로 번지고 있다.
설상가상 윤 의원 자신은 세종시아파트 특별공급 특혜로 2억 원대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윤 의원은 정말 부친의 땅 매입을 몰랐을까. 일각에선 의혹이 더 커지기 전에 서둘러 의원직을 던지며 상황 반전을 꾀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팔순의 노인이 농사를 짓기 위해 연고도 없는 지역의 3300평 농지를 매입했다는 설명부터 설득력은 떨어진다. 땅을 사기 위해 현지 경작 주민의 집으로 잠시 '위장전입'했을 뿐 실제로 농사를 지은 적도 없다.
게다가 땅 매입 이후 3㎞ 안에 산업단지가 연달아 들어서기로 결정됐는데, 내부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윤 의원의 제부는 땅 매입 직전인 2016년 1월까지 최경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좌관을 지냈다.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주체는 기재부다.
또한 기재부의 위임으로 예타 조사를 실시한 곳은 한국개발원(KDI)인데, 윤 의원은 KDI 출신이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KDI에서 근무했다.
의문① 농사짓기 위해 매입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윤 의원 부친이 2016년 매입한 세종시 전의면 농지는 1만871㎡(3288.46평)다. 1936년생인 윤 의원 부친이 농지를 매입할 당시 나이는 80세였다.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계획서를 내고 농지 취득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론 다른 사람에게 경작을 맡겼다. 그 사이 부친은 기존 서울 동대문구 주소지를 세종시 전의면으로 옮겼다가 다시 동대문구로 전입했다.
윤 의원은 "아버지가 농지를 취득한 후 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져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해명했다. 팔순 나이에도 건강하다면 농사 못지을 것도 없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농촌에 가보면 그 나이(80세)에도 농사를 짓는 분들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전후 과정을 보면 설득력은 떨어진다. 정말 농사를 지을 생각이었다면 땅을 매입하기 위해 '위장전입'이란 불법 행위까지 감행할 이유가 없다. 합법적으로 경작 주체로서의 주소지를 확보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전문가는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에 그 정도(3288평) 규모의 농지를 매입하는 경우는 드물고, 투자 목적이라면 무언가 개연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문② 내부정보 이용 투기 의혹
윤 의원 부친이 사들인 땅은 국가산업단지(국가스마트산업단지·복합일반산업단지) 예정지에 인접한 개발호재 지역이다. 대규모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 사업의 경제성을 판단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시행하는데, 윤 의원은 2016년 당시 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으로 재직했다. 내부정보 이용 의혹, 윤 의원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또한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윤 의원 제부 J 씨는 2013년 박근혜 청와대 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2014년 8월부터 2016년 1월까지는 당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J 씨가 보좌관을 그만두고 2개월 뒤인 2016년 3월 윤 의원 부친은 세종시 땅(농지)을 구매했다.
국가산단의 경우 기재부가 예타 조사를 실시하는 주체이고, 예타 조사는 기재부의 위임에 따라 한국개발원(KDI)이 실시한다. 결국 2016년 윤 의원이 KDI에서 근무한 시점과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 장관을 보좌한 J 씨의 이력을 볼 때, 문제의 땅 매입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J 씨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인어른이 세종시 전의면에 농지를 매입하셨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만, 세종시 산업단지 조성사업도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고, 세종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 관련 내용을 오늘 처음 접했다"고 밝혔다.
땅값 급등…투기 의혹 일파만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영농계획서와 함께 취득자격증명을 획득하고 농어촌공사에 위탁영농으로 경작증명을 피하는 아주 전형적인 투기꾼 수법"이라며 "윤 의원이 KDI에 근무하면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가족과 공모해서 땅 투기를 한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사이트를 보면, 윤 의원 부친이 세종시 땅을 사기 두 달 전인 2016년 3월 거래된 전의면 신방리 농지는 평(3.3㎡)당 20만~25만 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당지역 농지는 평당 34만 원대부터 50만 원선까지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윤 의원 부친의 농지 또한 2016년 매입액 7억8000만 원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시 전의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윤 의원 부친 땅 인근의 경우 평당 50만 원 안팎으로 보여진다"며 "이전보다 오른 건 당연한데, 땅은 입지나 용도, 지형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윤 의원 부친의 땅이 좋은 위치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16년 당시 10만~20만 원대였던 땅이 지금 가격으로 봤을 땐 30만~40만 원 정도로 올랐다"며 "최근에는 거래가 없는 지역인데, 주변에 단지들도 들어서고 하니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임차인' 윤희숙의 세종아파트 특공 차익
이런 터에 이날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원내부대표는 윤 의원이 아파트 특별공급 특혜로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강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재직 중이던 2014년 이전기관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아름동에 있는 아파트를 2억4500만 원에 분양받았다"고 말했다.
강 부대표는 "2020년 국회의원이 된 윤 의원은 임차인 코스프레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세종에 특별공급받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아 이 아파트를 급하게 매각했고 2억 35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기관 특별공급은 최근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제도 자체가 없어졌지만 윤 의원은 이미 분양가만큼의 시세차익을 누렸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