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경제성조작 백운규 첫 재판…檢 "배임 교사 혐의 있어"
권라영
ryk@kpinews.kr | 2021-08-24 17:48:46
변호인 "공소장 일본주의 어겨…증거로 결정되지 않은 진술 있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부당개입 혐의로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검찰과 변호인은 앞으로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헌행)는 24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백 전 장관 등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백 전 장관을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보면 배임 교사 혐의도 인정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는 다른 입장이다. 검찰수사심의위는 지난 18일 표결을 통해 백 전 장관의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검찰은 "공소장 변경 여부는 검찰 내부에서 상의해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변호인들은 검찰이 '공소장 일본(一本)주의'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관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는 다른 증거 등은 제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말한다.
변호인들은 "공소장을 보면 저희 측에서 동의나 부동의 의견을 밝히지 않은 진술이 나열돼 있다"면서 "증거로 결정되지도 않은 진술"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사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사건 등을 언급하며 "일본주의 위반이 주장됐으나 실제로 법원에서는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실이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증거기록이 5만 쪽이 넘는 것을 고려해 증거기록을 검토할 시간을 갖고 오는 11월 9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백 전 장관은 채 전 비서관과 공모해 월성 1호의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조기 폐쇄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 사장은 백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 결과를 조작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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