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입법 폭주" 규탄 확산

장은현

eh@kpinews.kr | 2021-08-19 17:51:58

독소조항 '고의·중과실 추청' 관련 4개 조항 유지
개정안 통과후 언론계·야당·법조계 등 비판 커져
정의당 "'언론개혁특위' 구성해 제대로 개혁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문체위 법안심사소위, 안건조정위에 이어 전체회의까지 단독으로 열고 개정안을 일방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현대판 분서갱유"라며 반발했고 정의당은 "민주당의 입법폭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종환 위원장의 회의 강행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문체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의원들의 기립 표결로 의결했다. 이날 가결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서 고위공직자와 기업 임원 등을 배제하고 입증 책임을 피해자(원고)로 명확히 하는 등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를 일부 감안했다.

하지만 개념이 모호해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지적된 '고의·중과실 추정' 관련 4가지 조항은 그대로 유지됐다. 언론계와 학계 등은 △보복적·반복적 허위·조작 보도로 피해가 가중된 경우 △허위·조작 보도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정정·추후 보도를 충분한 검증 절차 없이 복제·인용한 경우 △기사의 본질적인 내용과 다르게 제목·시각 자료를 조합해 왜곡한 경우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줄기차게 비판해왔다.

이러한 우려에도 개정안이 처리되자 각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송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언론현업 4개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오만과 역행을 멈추고 사회적 합의의 공간을 열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개정안은 자의적 해석과 오남용이 가능한 문제적 골격이 그대로 남아있다"며 "설계부터 다시 하지 않는 한 '허위·조작 정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언제라도 비판적인 언론을 질식케 하고 거꾸로 민주당 자신을 겨눌 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민주당의 개정안 강행처리는 언론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최대한 기득권 지키겠다는 노골적인 의사표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의 명분으로 '시민 보호'를 내세우더니 '참여하고 결정할 시민'을 요구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마디로 언론중재법이 아니라 '언론중죄법'을 만들어버렸다"며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강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공약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개정, 편집 독립권 확보를 위한 신문법 개정, 지역신문지원법 등 언론 개혁 과제를 사회적 합의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국회 언론개혁특위'를 구성해 제대로 된 언론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개정안은 전체 16명 중 찬성 9명으로 통과했다. 민주당 의원 8명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도종환 위원장이 개정안을 의결하려 하자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항의했다.

야당 간사 이달곤 의원은 회의 중 "국회법에는 여야와 찬반 위원이 3대 3으로 (안건조정위를) 구성되도록 했으나 여당과 생각을 같이해온 김의겸 의원을 야당 몫으로 넣었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도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들은 "절차적 문제가 없다"며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정안은 국회법에 따라 5일간 숙려기간을 가진 후 내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민주당은 법사위를 거쳐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야당 의견과 언론계 의견을 꾸준히 경청했고 최대한 반영했다"며 "본회의까지 잘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잘못된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구제가 충분하지 않아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민주당 손을 들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시위와 항의를 '폭력'으로 규정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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