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뭉술' 경제 정책 발표…또 준비부족 드러낸 최재형

장은현

eh@kpinews.kr | 2021-08-13 15:02:30

1호 공약으로 '마음껏 대한민국 경제살리기' 비전 발표
규제 신설 중단 선포·규제개혁혁신위원회 위상 강화
崔 "문 정부, 규제 지옥…자기들만 정의롭다고 생각해"
임팩트가 없다, 핵심 찌르지 못했다는 혹평 나오기도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3일 '규제 개혁'을 핵심으로 한 1호 공약을 발표했다.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을 중단하는 '규제 동결'(모라토리움)을 선포하고, 일부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경제 정책의 큰 방향성은 제시했을 뿐 'HOW(어떻게)'는 없었다. 당내 다른 주자의 '반반주택'과 같은 자신만의 고유한 정책을 만들기보다 기존 정책을 검토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임팩트가 약하다", "부족한 느낌"이라는 평이 적잖았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정책발표회를 열고 1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최 전 원장 측 제공]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대한민국을 위한 첫걸음으로 획기적인 규제 개혁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다"며 2가지 경제 정책을 제시했다.

최 전 원장은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정부 규제의 신설을 동결하고 안전·환경·소비자 보호를 위한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원점 재검토 한다"며 특히 "문재인 정권 중 신설되거나 강화된 불량 규제를 집중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규제개혁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해 "일관성과 추진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민간 참여도 확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규제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책 발표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를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기업규제 3법'이 대표적이고, 부동산 규제도 빼놓을 수 없다"며 분양가상한제, 대출 규제, 임대차 3법 등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한도 40% 정도로 돼 있는데 대폭 상승시켜서 자기가 벌어 장기 저리로 갚을 수 있음에도 현금이 없어 집을 구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택을 마련할 길을 열어드리겠다"고 했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최 전 원장은 최근 '일자리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 지역별 차등 적용'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업종이나 업무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무제, 업종이나 지역 물가수준을 감안하지 않은 획일적인 최저임금 규제가 부작용이 많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또 "노사 간 협상력 균형을 깨뜨린 노동조합법, 지역균형발전과 무관한 수도권 규제"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중간중간 김종석 전 의원의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캠프에서 경제정책총괄을 맡은 김 전 의원은 정책 발표회 시작부터 끝까지 최 전 원장의 옆에 서 있었다. 후보와 실무진이 함께 연단에 선 것은, 다른 대권 주자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발표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문 정부를 '규제 지옥'이라고 혹평하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실패한 정책과 좌파 이념에 입각한 치우친 친노조, 반시장, 반기업 정책 때문에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내리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정권 임기 내내 반시장적, 반기업적 불량 규제가 양산됐다"며 "헌법이 보장한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는 사실상 무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은 시장은 불공정하고 정권만이 정의롭다는 독선과 내로남불 최면에 걸려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 사례를 거론하며 "대한민국이란 자유시장 경제에서 외국 기업은 물론 우리 기업마저 탈출해야 하는 규제 지옥이 됐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최 전 원장이 대선 출마 선언 당시보다 구체적으로 정책 비전을 제시하려 했지만, '1호 공약'이라고 말하기엔 핵심을 찌르지 못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체가 아닌 법 하나하나에 집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업규제 3법, 임대차 3법 등 각개의 법이 문제라기보다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방향으로 비전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예컨대 한국은 현재 법에서 허락한 것만 하게 돼 있는 '포지티브 규제'인데, 주요 선진국은 법에서 금지한 것만 못하고 나머지는 다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를 한다"며 "이런 식으로 큰 방향성을 짚어줘야 이슈가 될 텐데, 1호 공약이라기엔 임팩트가 없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오는 18일 예정된 예비후보 토론회와 관련해 "이 정도면 (평가할 것이 없어서) 공격도 안 받겠다"며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많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최 전 원장 캠프에 따르면, 앞으로도 준비가 되는 대로 꾸준히 정책 발표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 전 원장 측 관계자는 "정책 발표회의 주제는 토론회의 주제와 무관하게 캠프에서 논의가 마무리되는 순서에 따라 진행한다"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마 추후 공약 자료집 등을 발표할 시기가 되면 보완해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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