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부교육장 신설' 법안 발의…교원-일반직 '밥그릇 싸움' 눈살

문영호

sonanom@kpinews.kr | 2021-08-10 16:34:02

교사노조 "학교 본질과 기능 왜곡…철회해야"
일반직 "지방정부와의 협력사업 늘어…필요성 커져"

지역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입법안이 발의되면서 교원과 일반직렬 간 케케묵은 밥그릇 싸움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교원단체 등에 따르면 국회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지난 5일 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실질적으로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부단체장(부시장·부구청장)과 대등한 지위에서 업무를 협의·추진할 교육지원청의 적정 직위(부교육장)를 신설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교육협력사업 등 교육행정 수요에 부응해 원활한 교육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인구 50만 이상, 학생 수 5만 이상의 교육지원청이 대상으로, 법안은 일반직을 부교육장으로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 지방교육지차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신구조문 대비표 [경기도교육청 제공]

이와 관련해 경기교사노조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교육현장의 기대와 요구에 반하는 법안이라며 즉각 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지원청의 목적은 현장교육 지원이며 유관 기관과의 협력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학교를 교육 본연의 기능에서 더욱 멀어지게 한다는 게 이유다.

또 부교육장 신설 논의는 학교와의 소통 강화가 아닌 일반 행정논리로 학교의 본질과 기능을 왜곡 시킬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학교의 교육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반 행정 논리로 예산·결산만을 시행하는 교육행정직 때문에 학교는 관료화하고 경직되고 있다"면서 "부교육장이 아닌 현장교사 출신의 장학사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노조의 성명이 알려지자 경기도교육청 일반직들 사이에서는 부교육장직 신설 필요성을 피력하고 나서 직렬 간 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일반직들은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의 경우 2급 부단제장을 두고 일정 역할을 하는 데 반해 교육지원청은 부교육장이 없어 형평성에 맞지 않는 데다, 서기관(4급)급 국장이 교섭 파트너로 나서 대등한 입장의 협력사업을 벌이지 못한다고 맞서며 나섰다.

이들은 기초 지방정부와의 협력사업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예산 또한 커지면서 교육지원청 기구의 효율적 운영 필요성도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기초 지자체와의 협력사업은 혁신교육지구, 학교시설 복합화, 학교급식비·신입생 교복지원, 꿈의학교 등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2015년 경기도교육청이 지방정부로부터 받은 교육비 투자금액은 6330억 원이었지만 2019년 들어서는 9141억 원으로 늘어 났다.

경기지역 교육지원청의 한 사무관은 "지자체와의 협의 이후 교육지원청 내부 회의에서 행정국(일반직 다수)과 교육국(전문직 다수)간 이견으로 최종 의사결정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교육장 신설을 통해 부서간 업무를 조율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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