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에 '금리인상 소수의견' 고승범…8월 금통위 영향은?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8-05 15:00:07

'매파' 고 위원 빠지면 금통위서 금리인상 목소리 작아질까
금통위원 다수 금리인상 필요성 언급…8월 인상 가능성 여전
매파 위원이 금융당국 수장 된 만큼 '외부압력' 변수도 사라져

5일 금융당국 수장(금융위원장)에 지명된 고승범 금융통화위원은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된다.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홀로 냈다.

그런 고 위원의 '이탈'은 한은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8월 금통위에선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적잖은 터였다. 일단 가장 매파적인 위원이 빠지면서 금리인상 목소리가 작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보다는 매파 성향 금통위원이 금융당국 수장이 된 데 주목하는 이들이 더 많다. 금리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던 이가 금융위원장이 된 만큼 '외부압력'의 변수는 사라진 셈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금리는 내리기 보다 올리기가 훨씬 어렵다. 당장 정치권력, 정부가 쌍지팡이를 든다. 2009년 한반기부터 한은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검토하자 청와대, 정부 수뇌에서 "지금은 안 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2010년 7월 마침내 기준금리를 연2%에서 2.25%로 올릴 때도 "압력이 말도 못했다"(김중수 당시 한은 총재)고 한다. 

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래서 매파 고 위원의 '떠난 자리'보다 '새 자리'에 주목한다. 고 위원이 떠났다고 해서 금통위 기류가 '비둘기'(통화완화)로 되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7월 금통위에서 다수 위원이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 즉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후임 임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한 26일 금통위는 6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더 세질 가능성도 있다. 매파 고 위원은 제로금리가 일으킨 자산거품을 심각하게 생각한다.
고 위원은 이날 소감문에서 "코로나19 위기의 완전한 극복, 실물부문괌 민생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문재인 대통령이 고승범 위원을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의 고 위원은 2016년 4월 금통위원으로 최초 임명될 당시에는 금융위원장 추천이었다. 2020년 연임할 때는 한은 총재가 추천했다. 아직 두 번째 임기(2023년 4월까지)가 1년 9개월 가까이 남은 상태다.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부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장, 금융위원장이 각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은 관계자는 "고승범 위원이 오늘 금융위원장에 내정됐고 청문회 일정이 나오면 그 일정에 맞춰서 사임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지만 26일 금통위 이전에 아마 사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후임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 추천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야 한다"면서 "임명 과정이 빨리 진행되면 26일 전에 새 위원이 올 수도 있지만 안되면 26일 금통위는 6인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위원이 빠지고 새로운 금통위원을 정하지 못하더라도 오는 26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정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한은법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 중 5명 이상이 참석하면 회의를 열 수 있고 과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참석자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 인상 의견을 낼 경우 금리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7월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소수의견을 낸 '매파' 고 위원이 빠지면 금리 인상 목소리가 작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고 위원 말고도 금통위원 4명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8월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한은이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 7명 가운데 의견을 내지 않는 이주열 총재를 제외하고 5명이 조기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고 위원은 당장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위원 4명은 '늦지 않은 시기에', '가까운 시일 내', '수개월 내'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머지 한 명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는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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