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 교장 극단선택 후에도…'울산판 도가니 사건' 논란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1-08-05 13:19:05
노옥희 현 교육감 측근으로 성교육과정·인사특혜 논란
교총·국힘 "울산판 도가니 사건…철저히 진상 규명해야"
장애인교육시설 학교장이 40대의 장애인 학생을 1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울산 지역 사회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울산판 도가니' 불리고 있는데다 시설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울산시와 시교육청은 수사에 미온적인 모습이어서 시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다 해당 학교장이 전교조 출신으로 교육감에 출마한 적이 있고 진보성향의 현 교육감의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까지 지내 현 교육청이 추진하는 '포괄적 성교육' 교육과정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5일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번 사건은 지난 달 27일 울산 장애인교육시설 교장 A 씨가 북구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해당 교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비겁하지만 목숨으로 용서를 구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지인에게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전해 들은 피해자 B(40대) 씨는 이 사건을 추적 취재한 울산지역 민영방송사 취재진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풀 길이 없어졌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피해자는 "교장이 매일 아침 7시에 불러 성폭행했고, 이런 일이 11개월 동안 매일같이 반복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교장 선생님이 자꾸 가슴을 만지고 기운 좀 나게 해 달라고 했어요. 작년 9월부터 계속 그랬어요"라고 성폭행 당시 기억을 되살렸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속앓이를 하던 피해자 B 씨는 최근에서야 지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도움을 청했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해당 교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교장은 울산 전교조 지부장을 지낸 현재 시민단체 대표로, 지난 2010년에는 노동시민사회단체 범시민후보로 추대돼 울산시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한 인물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는 현 노옥희 교육감의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교육계는 물론 시의회에서 노 시교육감과 진보적 교육관을 공유했던 특수 관계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울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교장은) 시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사립여고의 이사장으로 선임됐다"며 "시교육청은 인사관리 시스템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보성향의 '포괄적 성교육'을 전면 제고해야 한다"고 따졌다. '포괄적 성교육'은 시교육청이 성교육 집중학년제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 과정이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지난 3일 논평에서 "지적장애 여성을 1년 가까이 지속해서 성폭행한 '울산판 도가니 사건'으로 울산이 큰 충격에 빠졌다"며 "가해자가 얼마 전 시교육청 추천으로 사립여고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인물이라고 하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교육계와 정치권의 비판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자, 노옥희 시교육감은 4일에야 긴급 기자회견 형식으로 고개를 숙였다.
노 교육감은 이날 오후 "추천 과정에서 신원확인 과정을 거쳤지만 교육자로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있으면서 피해자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을 피해자와 학생들,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노 교육감의 사과에도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울산시와 시교육청은 "강제 조사 권한이 없다"며 "다만 모든 학생·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추가 피해 등 범죄정황이 나타날 경우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의뢰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배움의 기회를 배제 당한 장애 성인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설립된 해당 장애인교육시설은 매년 울산시와 시교육청으로부터 인건비 등 3억 원 안팎 운영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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