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품은 행궁동, 5년 작업 끝에 운치와 여유 찾아
문영호
sonanom@kpinews.kr | 2021-08-02 17:38:23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화성행궁'을 품고 있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일대가 아름다운 경관마을로 새로 태어났다.
행궁동 일대는 이름에 알 수 있듯 화성행궁(문화재)을 품고 있어 재개발·재건축은 꿈도 꾸지 못한 채 노후화한 낡은 가옥이 밀집했던 곳이지만, 수원시가 100억원을 들여 망가진 기와지붕을 한옥 지붕으로 개조하고 빈집을 헐어내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등 전통 마을의 운치와 멋, 여유를 가득 담았기 때문이다.
2일 수원시에 따르면 신풍동, 장안동, 매향동, 남수동, 북수동 등 수원 화성 안팎의 12개 법정동을 포괄하고 있는 행궁동(행정동)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낡은 집과 비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길로 저녁 이후면 슬럼가처럼 변하던 오래된 마을이다.
농사를 짓지 않아 방치된 밭고랑처럼 줄이 흐트러지고 깨진 채 방치된 기와지붕들과 중간중간 기와를 덮어 놓은 후줄근한 천막 지붕, 가뭄이라도 만난 듯 쩍쩍 갈라진 오래된 슬라브 구조의 옥상이 대표적 이미지였다.
시는 세계적 문화유산을 품은 마을답게 가꾸기로 하고 2016년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수원화성 르네상스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국토교통부 공모에 선정돼 100억원의 사업비(국비 50억, 시비 50억)를 마련해 5년간 탈바꿈에 나섰다.
대표적 사업이 '경관개선형 집수리 지원사업'으로 남수동 일원 도시재생사업 중 주민 만족도가 가장 높다.
집수리 지원은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세부사업인 '우리 동네 환경 개선'의 하나로 진행됐다.
낡은 남수동 15가구의 지붕을 덮었던 낡은 천막을 걷어 내고 전통 기와를 얹은 깔끔한 한옥 지붕으로 바꿨다. 슬라브 구조의 옥상도 통상의 초록색 도장이 아닌 회색 계통의 방수페인트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한옥과 어우러지도록 배려했다.
허물어진 담장들도 깔끔하게 정돈됐고 녹슬어 삐걱거리던 대문도 지붕과 한데 어우러져 고풍스러움을 물씬 뿜어내고 있다.
수원천로 옆 노후주택을 철거한 부지에는 아름다운 경관조명을 설치해 문화쉼터를 만들었다.
'행궁동 골목길 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경관조명 사업은 '팔달산에 뜬 달'이 주제다.
탁 트인 공간에 보름달 모양 조명을 설치하고 구름과 수원화성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조명, 앉아서 쉴 수 있는 벽 등을 설치했다. 갈대와 잔디도 심었다.
수원천이 바라다보이는 이 공간은 SNS를 통해 '사진촬영 명소'로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후화된 골목길 바닥에는 경관블록을 설치해 어두운 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우진 수원시 도시정책실장은 "남수동 일원 지붕개량은 도시재생사업의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시작된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은 올해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금은 장안문·화홍문 부근 수원천로에서 시작해 조선 22대 왕 정조가 다니던 '왕의골목'과 북수동 성당, 화성행궁으로 이어지는 1.1km 구간의 탐방로를 정비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200여 년 전의 고풍스러움을 또 다시 품기 위한 마무리 사업이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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