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권주자 탐구] ③ '尹 잡는 매' 추미애, '李-李 양강' 뒤집을까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7-16 10:15:32

文정부 법무장관…'검찰개혁' 전선서 윤석열과 대치
실무자 '미니 캠프' 구성…대표공약 '더블복지국가론'
중량감과 친문지지 강점…중도층 포섭 능력 아쉬워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를 뽑는 본경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주자 6명은 오는 9월5일까지 8주간 혈투를 벌인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이낙연 후보 등 5명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50여일 간 누가 부상하고 추락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대권 6룡을 탐구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이재명·이낙연·추미애·정세균·박용진·김두관 후보 순으로 게재한다. 최근 지지율 흐름과 당내 관계자 평가 등을 종합한 것이다.

③ '추다르크' 추미애…5선의원-당대표-법무장관까지 '화려한 이력'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여성 최초' 타이틀 여럿…'검찰개혁 선봉장 vs 독선 아이콘' 평가 엇갈려 

추미애 후보는 '최초의 여성 판사 출신 국회의원',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 의원', '2016년 촛불 국면 당시 민주당 당 대표' 등의 이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검찰개혁의 선봉장'부터 '독선의 아이콘'까지 정치 행보 평가는 극명히 엇갈린다.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여고, 한양대 법대를 거쳐 제24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판사로 10년간 일하다 1995년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총선에서 첫 금배지를 단 뒤 여성 최초로 지역구(서울 광진을) 5선 고지(15·16·18·19·20대)를 밟았다.

그러나 정치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은 게 고난의 시작이었다. 분당된 새천년민주당에 남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정치적 시련을 겪게 된다.

탄핵 역풍이 거세게 불었던 17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선대본부장을 맡아 사죄의 의미로 삼보일배까지 했다. 하지만 당은 참패했고 자신은 광진구을에서 낙선했다.

18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다시 복귀하면서 '친문' 진영으로 들어갔다.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했고 반문 진영 공격을 받던 문 대통령을 엄호했다.

지난 2016∼2018년 민주당 대표를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무난히 관리했고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해 1월엔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취임 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사사건건 부딪혔다.

장관 퇴임 후 평가는 엇갈린다. 강성 친문 지지층은 추 후보가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하는 '검찰개혁' 반대 세력에 맞서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윤 전 총장과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중도층 이탈을 초래했고, 윤 전 총장의 몸집만 키웠다는 부정적 평가도 공존한다. 윤 전 총장을 야권 지지율 1위 대선주자로 만든 9할의 책임은 추 후보에게 있다는 비판이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예비후보가 지난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니 캠프' 꾸린 秋, SNS 중심 선거운동…'더블 복지체제' 공약


추 후보는 '정책브레인'으로 20∼30명 규모의 전문가 그룹 '지식 클라우드'(가칭)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기관 개혁뿐 아니라 부동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소장파' 교수들이 함께하고 있다.

추 후보 측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후보의 리더십을 발견한 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네트워크라"고 설명한다.

다른 주자들이 대규모 캠프를 꾸린 것과 달리 실무자 중심의 '미니 캠프'를 중심으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 추미애 캠프는 세를 과시하기 위한 토론회나 세미나 대신 방송 출연과 SNS에 집중한다. 지지자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인 '추미애TV'나 페이스북에 올려 홍보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대표 공약은 △신세대 평화론 △21세기형 선진강국 △더블 복지국가론이다.

특히 보편적 복지와 취약계층 집중 복지를 아우르는 더블 복지체제를 강조한다. 보편적 복지는 대폭 확대하고 선별적 복지는 집중적 복지로 진화시켜 배제와 차등을 없애고 실질적 복지혜택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독재에 맞서, 노무현 대통령이 특권과 반칙에 맞서 정공법(정의·공정·법치)으로 싸웠듯, 추미애는 불평등과 양극화에 맞서 정공법으로 싸워 이기겠다"며 "기득권 세력의 선택적 정의, 가짜 공정, 초법적 행위에 맞서겠다"고 공약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3월 17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秋, 등장과 함께 與 새로운 '빅3'로…'친문 강경파' 지지가 최대 무기


대권 출마 선언을 놓고 기대보단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독주하고 있던 윤 전 총장의 몸값을 올린 장본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고공비행을 거듭할수록 '반추미애'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재소환된 '조국의 시간'과 강성 친문의 지지 기반을 발판 삼아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간 이재명, 이낙연 후보와 '빅3'를 이루던 정세균 후보를 밀어내고 3위 굳히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제 목표는 이재명, 이낙연이란 높은 산을 넘는 것이다. 두 양강에게 도전할 그의 경쟁력을 살펴보기위해 UPI뉴스는 추 후보에 대한 'SWOT' 분석을 실시했다. SWOT 분석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과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살펴보는 분석기법이다.

우선 추 후보의 강점으로는 정치적 중량감이 꼽힌다. 5선을 하는 동안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서울 지역구 최초 여성 의원 △최초의 여성 판사 출신 의원 △최초의 판사 출신 야당 의원 등 여러 최초의 기록을 낳았다. 대표 시절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를 모두 이겨 '선거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했다.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의 강인한 돌파력과 리더십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전 총장과 장기간 벼랑 끝 대치를 한 것도 특유의 강단에서 비롯했다.

친문 강경파에 높은 지지를 받는 데는 친문계와 전략적 제휴를 꾀한 경험이 작용했다. 5년 전 전당대회에서 친노·친문계의 압도적 지지로 과반(54.03%)을 득표했다. 아직은 친문 본류의 지지는 없지만 강성 친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본경선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추 후보측은 이낙연 후보만 따라잡으면 이재명 후보와의 양강 대결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집중 공격해 친문의 '반이재명 정서'를 공략하면 여당 대선구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16일 UPI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경선에서 추 후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강성 친문, 친조국 지지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세균, 박용진 후보와의 3위싸움까지는 해볼만 한데 과연 추 후보의 상승세가 선두권을 위협할 수 있을지는 주류 친문들이 그에게 결집하는지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야권의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UPI뉴스 자료사진]

중도층 포섭 능력, 부족한 세력은 약점…'맞수' 윤석열이 기회요인


약점은 중도층 포섭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강성 이미지에 대한 비토 심리 탓에 내부에서조차 비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또 '윤석열 저격수' 이미지가 강해 대권 후보로서 비전이나 정책적 선명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족한 세력도 약점이다. 본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세력 확장이 필수적이다.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후보는 각각 자신의 지지 의원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추 후보를 돕게다고 나서는 의원은 별로 없다. 20~30명 규모 전문가 그룹이 지원하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추 후보는 장관 재직 시절 '추-윤 갈등' 국면에서 형성된 '강성 이미지'로 인해 중도·보수층에 형성된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며 "강성 친문들의 지지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는 비교적 선전할수도 있겠지만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후보에게 기회요인은 윤 전 총장이다. 야권에서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윤석열 잡는 매'를 자처하는 추 후보의 존재감도 뚜렷해질 수 있다.

최근 '윤석열 때리기'에 더 열중하고 있다. 여러 후보에게 분산된 친문 표심을 결집해 존재감을 키우는 전략이다.

김 교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윤 전 총장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야 추 후보에게도 기회가 생긴다"며 "추 후보로서는 야권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을 보다 강하게 때리고 공격해야 여권 지지층의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추 후보의 '윤석열 저격'은 본경선 과정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추 후보에게는 '반이재명 연대'와 '단일화'가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앞선 예비경선에서 추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이재명 후보에게 집중 공세를 펼쳤다. 추 후보만 이재명 후보 공격에서 한발짝 물러나 이재명 후보 편을 들기도 했다. 이로인해 '명추연대'(이재명, 추미애 연대)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최근에는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후보들이 이낙연 후보로 타겟을 옮겨 '반이낙연 연대' 얘기까지 나왔다. 후보들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군소후보들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아직 2위와 격차가 큰 추 후보는 어느 한쪽 후보 세력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권을 노리는 추 후보로서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추 후보가 '명추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는 이유다. 독자적으로 존재감을 키워야 빅2와 후보 자리를 놓고 일전을 겨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실용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16년 8·27 전대 때 친문계 옹립으로 민주당 역사상 대구·경북(TK) 출신 첫 여성 당수 자리에 올랐다. 친문계와 전략적 동거에 성공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당 주류가 '다시 추다르크'를 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친문 마음이 다시 한번 추 후보로 움직일 수 있을까.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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