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거리두기·델타 변이 공포…경기 회복세에 찬물 끼얹나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7-12 16:04:42

4.2% 성장 달성 어려워지나…"수출 증가세지만, 내수 타격 불가피"
"하루 확진자 1200명·집단면역 4분기로 늦춰지면 0% 성장" 전망도
한은 금리인상 속도에도 영향 줄듯…"7월 금통위 매파적이기 어려워"

'사실상 야간 통금'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막 살아나던 내수 경기를 다시 위축 시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발표한 올해 4.2% 경제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국은행의 조기 금리인상 추진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1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정부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3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찍자 정부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거리두기 최고 단계를 적용한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에 이어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가을이면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진정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백신 보급으로 회복하던 대면 서비스업종 경기 개선세가 위축되고, 휴가철을 앞둔 여행·숙박업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종의 일자리 회복세도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내수 회복을 위해 발표한 하반기 소비 진작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소비쿠폰 발행 등으로 내수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1차 백신 접종률이 50%가 되면 외식·체육·영화·전시·공연 쿠폰의 사용을 재개하고 프로스포츠 관람권 쿠폰을 발행해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방안이다.

국회에 제출된 33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중에서 약 12조 원 가량도 소비 활성화 관련된 예산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방역당국뿐 아니라 경제당국도 변화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추경을 짤 때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연히 방역 상황을 봐가면서 소비쿠폰 등 진작책도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확산세 지속되면 올 4.2% 경제성장 빨간불

올해 국내외에서 낙관적인 경기 전망이 나온 것은 수출 호조세에다가 하반기 백신 효과와 그에 따른 소비 진작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황이 바뀐다면 경기 전망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목표치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4.2%를 제시했다"면서 "방역 상황이 큰 변수이지만 강력한 방역 조치로 코로나19가 통제된다고 전제하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기구와 투자은행(IB)들이 제시한 예상치는 이보다 높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7월 경제 동향'에서 "6월 말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향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작년 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백신 도입 전까지 하루 평균 확진자가 1200명에 달하고, 집단면역 시점이 올해 4분기로 늦춰진다면 성장률이 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개편 전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가 적용되면 민간 소비는 연간 16.6%, 국내총생산(GDP)은 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확산세가 우리나라의 성장 경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겠지만, 전망치를 대폭 수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 회복세를 주도하는 수출이 꺾일 정도로 아직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가 성장률 4%대로 예상됐던 것에는 6월, 7월부터는 확산세가 완화돼 휴가철에 소비가 늘어난다는 전제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거꾸로 돼 소비가 침체될 상황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영향은 이번 확산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관건"이라면서 "여름철을 지나서 계속될 경우에는 전망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 확산세가 성장 경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겠으나 얼마나 크냐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델타 변이와 상관이 없이 백신 접종으로 경제 활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치사율도 높지 않다"면서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 회복세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의 정도는 여름이 지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리인상 시점 미뤄지나..."7월 금통위 매파적이기 어려워진 환경"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을 사실상 못 박으면서 한은이 이르면 오는 1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통화정책 조정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차 대유행으로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높아졌다"면서 "당장 이번 주 7월 금통위에서는 거리 두기 4단계 상황에서 매파 성향을 높이기 쉽지 않을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7월 금통위에서 인상을 주장할 금통위원이 등장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올해 10월, 내년 1월과 4분기 3차례 걸쳐 1.2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금리를 당장은 올리기에는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물가 상승 압력이 큰 것도 사실"이라면서 "금리 정책을 당장 조정하지 않더라도 시장에 지속해서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호 교수도 "이주열 총재가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은 반드시 연내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산 시장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데, 현재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유보적인 입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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