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단행 홈플러스 이제훈호, 노사갈등 격화로 '안개속'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1-07-08 16:55:00

조주연 전 맥도날드 사장은 마케팅부문장...황정욱 전 아스트라제네카 CFO는 재무부문장 영입
노사 주장 엇갈리며 갈등 양상 지속...노조 협상 18월째 난항
노조 "MBK, 투자약속 미이행...인력 감축, 부동산 매각 등 홈플러스 망가뜨려"
"홈플러스 주인 MBK파트너스, 매각 통해 이익실현 예상...노사갈등 불가피"

이제훈 사장이 이끄는 홈플러스가 첫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하지만 18개월째 임금·단체협상이 답보 상태에 놓여 향후 노사갈등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 조주연 신임 홈플러스 마케팅부문장(CMO·부사장), 김웅 상품1부문장(전무), 오재용 상품2부문장(전무), 황정욱 재무부문장(CFO·전무)(왼쪽부터) [홈플러스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12일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임일순 홈플러스 전 사장 퇴임 후 올해 4월 이제훈 사장 선임된 후 첫 조직개편이다. 홈플러스는 상품 부문을 2개 부문으로 나눠 카테고리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웅 전무가 신선식품과 베이커리, 가전, 상품 지원, 상품 안전 등 상품1부문을, 그로서리(식료품)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담당하는 상품2부문은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에서 영입한 오재용 전무가 맡는다. 

또한 조주연 전 한국맥도날드 사장을 신임 마케팅부문장(CMO·부사장)으로 선임했다.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황정욱 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CFO도 영입해 재무부문장(CFO·전무)를 맡는다. 황 전무는 피자헛 코리아·한국아스트라제네카·공차 영국법인에서 재무 최고책임자(CFO)를 역임했다.

노사 임단협 18개월째 난항...노사 주장 엇갈리며 갈등 양상 지속 

홈플러스는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임금 및 단체협상이 18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교섭단체인 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노조)와 사측의 2020년 임단협 협상에 대해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18.5% 인상과 호봉제 도입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2020년 임금은 동결하고 올해 임금 3.4% 인상을 제시, 호봉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홈플러스 직원들은 2019년 임단협 임금을 받고 있다.

▲ 홈플러스 여성 노동자들이 지난 5월 13일 서울 광화문 디타워 MBK 앞에서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주요 점포 폐점 매각을 규탄하며 집단 삭발했다. [문재원 기자]

하지만 노조는 지난달 진행한 집단삭발식에서 "지난 5월 취임한 이제훈 사장의 한 달간의 행보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폐점·매각 중단과 고용보장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경영진의 입장과 태도 역시 전혀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폐점·매각을 통해 시세차익과 개발이익을 노리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를 위해 들인 차입금을 홈플러스 부동산·자산을 매각해 갚고 홈플러스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이자를 갚아왔다는 설명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자산 추이는 2015년 4조9361억 원, 2017년 6조5015억 원, 2019년 11조3726억 원 등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엔 10억8024억 원으로 감소했다.

또 노조는 "MBK가 1조 원 투자약속을 미이행하고 인력 9000명 감축, 매장·부지 등 부동산 3조5000억 원을 매각하는 등 홈플러스가 망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MBK가 지난해에만 4개점을 폐점·매각함에 따라 노조는 고용보장 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 6월 1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 교섭요구 공문을 보냈으나 노조연대는 이를 묵살하고 삭발 퍼포먼스에만 매달렸다"며 "오는 11월에 총파업을 위한 간담회를 갖는 등 직원과 회사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노조원과 비(非)노조원과의 갈등 양상도 보인다. 비노조원의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는 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했다. 이어 조합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에게 사측 제시안을 우선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MBK의 투자약속 미이행에 대해 일축했다. 이미 수년간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 노후점포 및 매출 상위 점포 리모델링, 온라인배송 강화를 위한 풀필먼트센터 추진 및 확대, 모바일사업 투자(더클럽) 등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인력 감축 주장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협력업체와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계약종료를 노조가 교묘히 인력감축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4월 대표집중 교섭 당시 자산유동화로 인한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할 것을 노조에 제시했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음 △자산유동화 점포 근무자에게 위로금·고용안정지원금 △재직자 기준 위로금 최대 100만 원 △고용안정지원금 기본급에 최대 6개월(근속반영) 등이다. 또한 자산유동화 점포 직원 전환배치로 인한 인접 점포의 초과인력 수용 제안도 포함됐다.

홈플러스는 노조의 쟁위행위로 인해 영업에 지장을 받자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청구했고, 법원은 노조의 위반행위에 대해 가처분 판정을 내렸다. 이후 노조가 항고했지만, 법원은 위반행위를 보다 구체화하고 위반 시 노조와 노조위원장이 위반행위 1회당 50만 원씩을 사측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노조연대는 4월 말 열린 임단협 모두 발언에서 임단협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노조위원장은 간접강제이행금 50만 원을 모두 100원짜리 동전 5000개로 바꿔와 내동댕이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점포 매각을 진행하면서 홈플러스는 인근 점포에 인력을 배치하겠다며 고용 불안을 해소하려 했다지만, 매각 점포 근무자 입장에선 점포마다 거리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모펀드 특성상 최대한 이익을 남기기 위해 매각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노사갈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홈플러스 감사보고서(2020년 3월 1일~2021년 2월 28일)에 따르면 매출은 6조9662억 원, 영업이익은 933억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5%, 42% 감소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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