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도의회 싸움으로 번진 '관급공사 표준시장단가 적용'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7-06 17:13:37
의회 건교위 "상임위서 수차례 논의 끝에 보류한 안건" 반발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점사업으로 경기도의회가 2차례에 걸쳐 조례 개정을 거부한 '100억 원 미만 관급공사 표준시장단가 적용'이 양 기관간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관련 조례 개정이 4년여 간 불발되면서 경기도가 '도지사 재량권' 카드를 꺼내 표준시장단가 적용 강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올해 하반기부터 100억 원 미만 공공 건설공사에 대해 사업 추진의 근거인 조례 개정 없이 도지사 재량 항목을 활용해 새로운 표준시장단가 적용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6일 밝혔다.
표준시장단가와 표준품셈으로 예정가격을 모두 산출한 뒤 그 차액만큼을 일반관리비율 등 재량항목에서 감액, 이를 설계에 반영해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보통 표준품셈 산정 방식이 표준시장단가 보다 4~5% 높게 산출되는 만큼, 이 같은 '거품'을 걷어냄으로써 관계 법령·조례를 따르면서도 사실상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도의 판단이다.
표준품셈은 재료나 노무비 등 단위 수량에 단가를 곱하는 원가계산방식이며, 표준시장단가는 계약단가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산정하는 한 총공사비다.
보통 표준품셈은 중소기업들이 주로 참여하는 100억 원 미만 관급공사에, 표준시장단가는 대기업들이 수주하는 100억 원 이상의 대형 공사에 각각 적용하는 공사비 산정방식이다.
표준품셈 공사비가 표준시장단가에 비해 높게 나오는 것은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원가계산방식을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대기업 기준에 맞춰 공사단가를 낮추겠다는 게 이 지사의 생각이다.
도는 시행 근거로 행정안전부령 제232호 '지방자체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제시했다. 해당 규칙은 각 지자체 장이 원가계산에 의한 예정가격 결정 시 일반관리비율 6% 이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의회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도 의회 소관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 한 의원은 "일반 관리비에는 출장비와 수도광열비, 재세공과금 등이 포함되는데 이 부분을 없애라고 하는 것은 불법적 소지가 다분하다"며 "이 부분을 중점 검토한 뒤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특히 4년간 2차례에 걸쳐 도 의회에 회부된 뒤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 끝에 상정을 보류한 안건을 집행부가 편법으로 강행한다는 것은 여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라는 지사의 입지를 이용한 의회에 대한 폭거"라며 "이 지사가 도 의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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