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역사 왜곡 절대 용납 못해"...첫 이재명 저격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7-04 14:12:36
"역사 왜곡하며 다음정권 노리는 당신들, 누굴 대표"
"이념 취해 국민 갈라쳐…대통령 입장 없어 충격"
尹, 與 1위 견제…'장모유죄' 수세국면 탈피 의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셀프 역사 왜곡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정조준한 것이다.
야권 1위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여권 1위 이 지사를 직접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이 이 지사에 대한 본격 견제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가 재반박할 가능성이 높아 역사 인식을 둘러싼 여야 선두 주자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정세균 후보 등이 이 지사를 질타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 발언에 대해 "저를 포함해 국민들께서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광복회장의 '미국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 지사도 이어받았다"고 규정했다.
윤 전 총장은 "그들은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고 있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또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 만 명의 미군과 UN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이냐", "죽고 다친 수많은 국군장병과 일반국민들은 친일파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웠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은 국민들의 성취에 기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폐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권위주의 정권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달성한 국민들과 뒤섞여 '더 열심히 싸운 민주투사'로 둔갑했다"며 "대한민국을 잘못된 이념을 추종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부정하는 주택정책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모두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들"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념에 취해 국민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며 "이념에 편향된 역사관에 빠져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윤 전 총장이 이 지사를 직격한데는 무엇보다 '역사적 정통성'을 흔드는 발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당 이회영 개관식에서 공개 행보를 시작했고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정치 선언을 했다. 대한민국 역사의 정통성에 대한 유달리 강한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이 지사의 '점령군' 발언을 좌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X파일' 의혹과 자신의 장모 구속 등 잇단 돌출악재로 빚어진 수세 국면을 신속히 벗어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지사의 '점령군' 표현은 미국을 적대시하면서 반감 감정을 자극하는 것으로 비쳐 보수층 뿐 아니라 중도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게 윤 전 총장의 판단으로 읽힌다. 이 지사와 전선을 만들면 의혹 검증에서 역사 논쟁으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는 셈법이 깔린 셈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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