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구속' 윤석열 위기…도덕성 타격·검증 불길 확산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7-02 11:29:52

尹 "피해준 적 없다" 입장…'거짓말 논란' 휘말려
장모·부인·측근 수사·재판 남아 대선행보 변수
與 "국민은 윤석열에 속았다"…'장모 실형' 난타
尹 "법 적용에 누구나 예외 없다" 정면돌파 의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사흘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윤 전 총장 장모 최 모 씨가 2일 1심 재판에서 의료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은 대선행보를 짓누를 초대형 악재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국회기자실을 방문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우선 윤 전 총장 도덕성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맞서 '공정과 법치'의 회복을 최고 가치로 앞세워왔다. 지난달 29일 대권 도전 명분도 공정·법치를 위한 정권 교체였다.

장모 결백 주장하다 도덕성 실추…'10원 한장' 전언 탓에 '거짓말' 논란도

윤 전 총장은 더욱이 가족 의혹에 대해 "거리낄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장모가)누구에게 피해준 적이 없다"며 검증에 자신감을 보여온 것이다. 여기에 윤 전 총장이 "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전언'까지 나왔던 터다.

그런 만큼 윤 전 총장 도덕성이 실추되면서 '거짓말'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을 수 있는 처지다. '깨끗한 이미지'가 무기인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에서 "그런(10원 한장) 표현한 적이 없다"고 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윤 전 총장은 자신과 처가 의혹이 담긴 'X파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증 공세에 시달려왔다. 출마 선언에서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마타도어"라고 반박하며 결백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장모 유죄 판결을 계기로 검증 요구 불길이 확산되면서 시련의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커졌다. 혹독한 '검증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X파일' 논란을 촉발한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소장은 이날 "장모 재판에서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오면 윤 전 총장이 첫 스텝부터 꼬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은 장모 1심 판결이 나오는 데 대해 "후보가 중간에 모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유죄 (판결이) 나면 좋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이 불편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장모 사문서위조 등 처가·측근 수사·재판 줄줄이…결과 따라 대선 중대 변수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수사와 재판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시한폭탄'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장모 최 씨는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최 씨는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동업자 안 모 씨와 짜고 은행에 347억 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는 또 추모공원 경영권 편취 의혹으로 사업가 노 모 씨로부터 고발당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노 씨는 자신의 경기 양주시 추모공원 경영권을 최 씨와 그의 측근 김 모 씨가 공모해 빼앗았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지난해 1월 노 씨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해 같은 해 12월 불기소 의견(각하)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와 윤 전 총장 측근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다.

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사건 개입 의혹, 김 씨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장모 사건 뿐 아니라 가족·측근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의 결과는 앞으로 윤 전 총장 대선행보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 "尹 내로남불 전형" 검증공세 강화…일각선 특검 수사 주장도

더불어민주당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을 '내로남불'의 전형으로 몰아세웠다. 송영길 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 사위가 사라지자 제대로 기소되고 법적 정의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검찰총장 사위란 존재 때문에 동업자만 구속되고 최 씨는 빠져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는 "(장모가) 10원 한 장 받은 것 없다고 하면서 국민 재산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하고 윤석열 후보의 책임이 있는 언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가족에 한없이 관대한 검찰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정점에 있는 윤석열이 얼마나 국민을 속여왔는지 잘 보여준다"며 "그의 국민의힘 입당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여권 1위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거들었다. 이 후보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 '책임면제각서'를 써서 책임을 면했다는 얘기를 보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며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분이 배경에 힘이 있다 보다 생각했었다"며 "같이 범죄적 사업을 했는데 이 분만 빠졌다는 게 사법적 정의의 측면에서 옳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 제 자리로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선 윤 전 총장 일가에 대한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尹, 처가와 분리 대응하며 정면돌파 방침…예상밖 중형에 당황 분위기도

윤 전 총장 대선캠프 측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장모 사건 판결이 나온 직후 캠프 측은 "입장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캠프 관계자는 "내부 회의 같은 것은 열리지 않는다"며 "모든 입장은 법률 대리인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요양병원 불법 개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 모씨가 2일 오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판결 40여분 뒤 윤 전 총장의 짤막한 반응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밝혔다. 아주 원론적 입장이다.

대형 악재의 파장에 촉각을 세우며 대응 수위를 고심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앞서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본인의 대선 행보와 처가 비위행위를 철저하게 분리 대응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예외없는 법 적용'을 강조한 것은 자신과 장 모 사건은 무관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자신이 검찰에서 일할 때 장모 사건 무마에 관여, 개입했다면 책임질 일이지만 그렇지 않으니 문제없다는 인식이다.

분리 대응은 향후 이어질 처가 관련 수사와 재판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 측은 "민심의 목소리를 듣고자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일정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 계획이 곧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지형 요동, 민심 향배가 관건…이재명·최재형 반사이익 관측

관건은 민심의 향배다. 국민들이 장모 재판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가 윤 전 총장 향후 행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도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통하면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으로선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는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당장은 양강 경쟁 구도를 형성한 여권 1위 이재명 후보가 우위로 올라서며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의 경쟁 주자들에겐 추격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특히 '청렴·강직 이미지' 덕분에 '윤석열 대안주자'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등 야권 경쟁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비토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위 주자가 비틀거리는 초유의 사태에 대선지형이 요동치는 흐름이다.

반면 윤 전 총장이 처음 닥친 검증 시련을 헤쳐나가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족 리스크' 대응력을 키우면서 야권 공세를 견디는 내공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에 들어갔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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