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또 실패…'靑 리스크'에 與 김외숙 경질론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6-28 10:08:41

문 대통령과 '30년 인연' 金, 숱한 논란에도 건재
내년 대선 앞두고 악재 없애려는 與 문책 목소리
송영길 "왜 이런 사안 검증안돼 임명되는지" 직격
백혜련도 "金, 총책임질 필요"…野도 교체 촉구

청와대에서 '부동산 내로남불' 사례가 추가됐다. 김의겸·김조원·김상조에 이어 김기표다. 공교롭게 모두 김(金) 씨다.

이번엔 사안이 심각하다. 반부패비서관이 땅투기 의혹으로 잘렸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인사검증에 또 구멍이 난 것이다. 김외숙 인사수석 거취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역시 김 씨다.

▲ 청와대 김외숙 인사수석(오른쪽)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지난 17일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특히 청와대는 김기표 전 비서관 재산 문제를 미리 파악했음에도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검증 시스템이 아주 고장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외숙 수석은 그간 숱한 참모진 인사검증 실패에도 건재했다. 문재인 대통령 신임이 각별해서다. 그러나 그가 자리를 지킬수록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김 전 비서관 말만 듣고 안이하게 대처하다 거짓 해명 논란까지 자초했다.

특히 대선이 8개월여 앞으로 임박했다. 김 수석 문제는 '청와대 리스크'를 높여 여권에 큰 선거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이유다. 

청와대 참모진의 부동산 논란은 지난 2, 3년 간 꼬리를 물었다. 집값 폭등이 가시화하는 시점이었다. 김의겸 전 대변인(현 열린민주당 의원)은 거액의 은행 대출을 받아 개발 호재가 있는 서울 흑석동 상가를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들통나 불명예 사퇴했다. 그는 청와대 관사에 거주해 더 비난을 샀다.

지난해 8월엔 김조원 민정수석이 다주택 논란으로 물러났다. 지난 3월엔 김상조 정책실장이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대폭 올린 것이 국민적 반감을 불러 낙마했다.

김기표 전 비서관 임명 시점은 지난 3월 말이다. 당시 청와대는 LH 직원 투기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들어갔다. 비서관급 이상을 전수조사했다. 그런데 그 직후 김 비서관 인사 검증은 엉망이었다. '서울 마곡동 상가 투기' '경기도 광주 맹지 매입' 의혹이 패싱된 것이다. 여권 내에서도 "도무지 이해가지 않는다"는 비판이 높다.

김외숙 수석은 청와대 실장·수석급 16명 중 이호승 정책실장 다음으로 근무 기간이 길다. 김 수석은 지난해 8월 '참모 다주택' 논란 당시 노영민 비서실장 등 고위 참모 5명과 함께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그는 노 전 실장과 함께 유임됐다. 그러다 노 전 실장까지 나갔으나 김 수석만 살아남은 것이다.

가족 동반 해외 출장과 아내의 도자기 밀수 의혹이 불거진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인사 때도 부실 검증 논란이 거셌다. 여권에서도 책임론이 나왔으나 김 수석은 끄떡 없었다. "김 수석이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김 수석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다. 문 대통령과는 '30년 인연'이다. 1992년 "노동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법무법인 부산(당시 노무현·문재인 합동법률사무소)'의 문재인 변호사를 직접 찾아갔다. 2012년 한 기고를 통해선 "내가 연고 없는 부산에 와서 변호사를 시작하게 된 건 순전히 M 변호사(문 대통령)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을 롤 모델삼아 부산에서 인권변호사 활동을 했던 여성 인재. 문 대통령은 그런 김 수석에게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에선 위기감이 역력하다. 이번 사태로 여권 전체를 다시 '부동산 내로남불' 수렁에 빠뜨렸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민주당은 부동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올인'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투기 논란 의원 12명을 내보내려는 특단의 조치를 추진 중이다.

송영길 대표와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를 향해 인사시스템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는 등 노골적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실상 김외숙 수석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읽힌다. 청와대발(發) 리스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결기가 다분하다.

송 대표는 28일 김기표 전 비서관 경질과 관련해 "왜 이런 사안이 잘 검증되지 않고 임명됐는지에 대해 청와대 인사시스템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청와대가 너무 안일하게 인사 검증을 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 대표가 인사시스템 문제를 대놓고 지적하는 것은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를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송 대표는 "서민이나 집 없는 사람이 LTV 제한 때문에 집 사고 싶어도 금융권 대출이 안 돼서 쩔쩔매고 있는데 54억 원을 대출해 60억대 땅을 사는 사람을 반부패비서관에 임명한 건 너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 아닌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백혜련 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김 수석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인사검증의 문제가 인사수석 소관이기 때문에 총책임을 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백 최고위원은 '청와대 인사 검증에 대한 지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변명하긴 좀 어려울 것 같다"며 "어쨌든 간에 검증을 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야권도 김 수석 경질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외숙 수석,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해 "경질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김외숙 수석의 무능은 이제 국민들에게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인사가 만사라는데, 김 수석에 의해 진행됐던 인사는 망사 투성이었다"고 성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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