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혁신방안으로 역할 커지는 GH…족쇄 많아 한계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6-22 16:13:36
GH "3기 신도시 등 주도적 사업 추진 위해선 제도개선이 급선무"
정부가 각종 투기에 연루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도시·지역개발 업무 등을 지자체로 이양하겠다고 밝혀 이를 담당하게 될 지방도시공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방도시공사는 공사채 발행한도와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능력 저조 등 각종 족쇄에 묶여 주도적 역할 수행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GH(경기주택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7일 LH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도시·지역개발, 경제자유구역사업, 새뜰마을사업 등을 지자제로 이양하기로 했다. 지방도시공사 업무와 중복 우려가 있는 지방조직은 정밀진단을 거쳐 인력을 감축키로 했다.
이에 따라 GH 등 지방도시공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현실은 각종 규제에 막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중첩규제 공사채 발행 기준…부채비율 400% 넘으면 공기업 해산요구도
먼저 GH 등 지방도시공사는 공사채 발행에 있어 중첩 규제를 받는다. 지방공기업법은 자기자본의 4배까지 공사채(금융부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공기업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는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이를 3배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임대보증금과 선수금(공사 완공 전 미리 받은 대금) 등 비금융부채도 포함된다. LH는 현재 자본금의 5배까지 공사채 발행이 허용된다.
GH의 경우 2020년 결산 기준 자기자본 4조2935억 원에 부채 5조2255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21%다. 이 가운데 7%인 3780억 원이 금융부채, 나머지 3조8345억 원은 비금융부채다.
GH는 현재 3기 신도시 가운데 과천(30%)과 하남교산(30%), 용인플랫폼시티(95%), 안산상장(20%), 광명학온(100%), 고양창릉(20%) 등 6곳에 20~100% 비율로 참여가 확정된 상태다. 이들 6개 사업지구 투자 비용은 15조7643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GH 관계자는 "3기 신도시에 더해 자체 신규 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경우 행안부 기준 부채비율 300%를 넘기는 건 보나마나한 일"이라며 "자칫 부채비율 400%를 넘기면 지방공기업 해산 요구 요건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제71조의 2는 부채비율 400% 이상인 경우, 자본금 전액이 잠식된 경우 등을 지방공기업에 대한 해산 요구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타당성 검토만 6개월…사업추진 지지부진 할 수밖에
지방도시공사는 모든 신규 출자사업에 대해 지방공기업평가원의 타당성 검토와 지방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 총사업비 1000억 원 이상이거나 국가 재정금과 공공기관 부담 합계액이 500억 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서만 예비타당성조사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토록한 LH와 차이가 있다.
또 신규 출자사업과 관련, 지방도시공사는 타당성 검토 제외 사유가 없으나 LH는 지역균형발전 등 국가 정책에 필요한 사업 등에 대해선 예비타당성조사 제외 규정을 두고 있다.
아울러 지방도시공사는 500억 원 이상의 신규 투자사업에 대해 전문기관의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현재 검토기관은 지방공기업평가원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2곳이다. 하지만 실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각 지자체, 지방공기업평가원은 지방도시공사의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를 각각 전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GH 관계자는 "사실상 지방도시공사의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는 지방공기업평가원 1곳에서 도맡아 하고 있다"며 "타당성 조사가 아닌 검토에만 평균 6개월 정도가 소요,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GH는 지방도시공사가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지역 특성에 맞는 주도적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공기업 공사채 발행한도 확대(자기자본 3배→5배) △공사채 한도 산정 시 비금융부채 부채총액에서 제외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및 도시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타당성 검토 제외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기관 확대(지자체 출연 연구원 등) 등의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GH 관계자는 "정부의 LH혁신방안으로 지방도시공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사실상 각종 족쇄에 잡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3기 신도시 등에 지방도시공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거나 도시·지역개발 업무를 이양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제도개선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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