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정치" vs "자업자득"…윤석열 X파일 두고 시끌

조채원

ccw@kpinews.kr | 2021-06-21 16:27:22

국민의힘 총력 방어 나서…與에 "X파일 공개하라"
'제2 생태탕' vs '실체 상관없이 소명' 의견 엇갈려
與는 野 자중지란 유도…송영길 "X파일 모르겠다"
尹측 "대응하지 않겠다…대권도전 일정 영향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X파일' 논란을 놓고 정치권이 시끌시끌하다. X파일 실체와 소명 여부를 두고 여야는 21일에도 공방을 벌였다. 윤 전 총장 측은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공세에 총력 방어 나선 국민의힘…"짜증만 유발할 뿐"

국민의힘은 일제히 '윤석열 X파일'을 정치 공작으로 치부하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용 없이 회자되는 X파일은 국민들에게 피로감과 함께 정치권에 대한 짜증만을 유발할 뿐"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어 "(X파일이)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라면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넘겨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이라면 즉각 내용을 공개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 하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 등이 거셌던 만큼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미 문제 삼았을 것"이라며 "지금 언급되는 내용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상 문제되지 않은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하태경 의원은 'X파일' 의혹이 야권 내부에서도 불거진 점을 들어 "구시대의 공작정치"라며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진영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19일 SNS에 "윤 전 총장과 처가 관련 의혹이 정리된 파일을 일부 입수했다. 방어가 어렵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의 불을 지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 모 평론가가 윤석열 X파일 운운하며 역한 냄새를 피운다"며 "장 모씨가 우리당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고 하니 우리당 당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장 소장이 김무성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점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하 의원은 "국민의힘은 제2 김대업 공작정치를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인 이른바 '병풍 사건'을 일으켰던 김대업 씨를 '윤석열 파일'을 처음 거론했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에 빗댄 것이다. '윤석열 X파일' 논란은 지난달 25일 송 대표가 "윤석열의 수많은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장 소장은 며칠 전까지 우리 비전전략실 소속 전략위원이었다"며 "큰 싸움을 앞두고 내부의 적부터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윤석열 방어'에 힘을 보탰다.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X파일을 언급한 송 대표는 여당과 자신이 갖고 있는 파일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자의 해명을 듣고 국민과 언론이 사실 확인을 하면 된다"며 "그 결과에 따라 송 대표가 공개한 내용에 허위나 과장이 있으면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별 것도, 소명할 것도 없어" vs "실체 있건 없건 소명해야"

야권이 한목소리로 윤 전 총장을 감싸는 것은 그가 '반문(反文) 빅텐트'의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장 소장이 김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임을 들어 '내부단속'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 이유다. 여야 진영싸움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반문연대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야권 내부에서는 X파일 논란이 '제2의 생태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X파일이란 게 기존에 거론됐던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없다는 게 당 내 중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추윤갈등' 등 현 정권과 최고조로 날을 세울 때 터졌을 일"이라며 "송 대표가 'X파일을 공개하라'는 야권의 공세 이후 함구로 일관하는 것이 별 것 없다는 방증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송 대표는 이날 한 언론사 취재진이 X파일에 대해 묻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X파일 논란이 윤 전 총장의 소통 방식 때문에 더욱 확산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를 어떤 식으로든 해소할 필요성은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공무원은 사생활이 있지만 정치는 사생활이 없다. X파일의 실체가 있건 없건 국민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관련된 논란의 소명은 야권 내에서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어차피 맞닥뜨려야 하는 과정인데 윤 측은 너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돼 왔던 소통방식을 비롯해 명확하지 못한 태도는 결과적으로는 본인에게 화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與 "X파일은 김무성 보좌관 출신이 주장" 공박…김무성 "관련 없다"

여권은 "우리에게 X파일이 있다고 한 적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며 X파일 의혹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야권의 자중지란을 부추겼다.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슨 공작을 했다는 식의 호도는 안 된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반격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간보기 정치를 하다보니, 실존 유무를 떠나 윤석열의 X-파일이라는 말이 더 중독성이 있는 것"이라며 "다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불똥을 맞은 김무성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 소장은 2018년 3월 의원실을 떠나 평론가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서로 왕래 없이 저 역시 TV로 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측 "논란에 대응하지 않는다는게 공식 입장"


윤 전 총장 측 이상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X파일 논란에 대해)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윤석열 측 공식입장이다. 추가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전날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X파일의 실체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무대응 원칙을 전면 내세운 것이다.

그는 이동훈 전 대변인의 사퇴와 X파일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 선언 일정에 영향을 주겠느냐는 질문에도 "애초 계획했던 6월 말에서 7월 초 시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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