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소환 안된다"는 與…양정철 "절박함 없어"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6-08 10:44:12

최재성 "당 지도자가 '감탄고토'하면 신뢰 어려워 "
'조국사과' 송영길 직격…宋 "초선들, 물러나면 안돼"
천안함 수장 막말, 경선 연기론 등 부정적 이미지
양정철 "오만·무례·안이…재집권 비관적 요소 많아"

청와대 최재성 전 정무수석이 8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직격했다. 한마디로 "조국을 건들지 말라"는 것이다. 최 전 수석은 친문 핵심이다. '조국 사랑'이 유별난 친문 강성 지지층의 정서를 대변한 것으로 읽힌다.

최 전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 "조국 장관 소환과 같은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당을 이끄는 지도자가 '감탄고토'(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한다는 느낌을 주면 신뢰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 청와대 최재성 전 정무수석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퇴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 당 대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최근 송 대표의 '조국 사과'를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은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갈등이 내연하는 상황이다. '불공정' 아이콘인 조 전 장관 문제가 부각되면 내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에겐 악재다. 송 대표가 사과한 이유다. 그는 사과 후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다 정리됐고 나도 더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집권당 대표가 총대를 메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는데, 이날 청와대 참모 출신이 나무라는 격이다. 모양새가 사납다. 특히 최 전 수석 언급엔 "조국은 성역"이라는 인식이 엿보인다. 건들면 가만 안둔다는 메시지가 어른거린다.

송 대표는 전날 당 초선 의원들에게 "조금 겁난다고 뒤로 물러나는 정치를 해서는 클 수 없다"며 "자신 있고 패기 있는 정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서다.

송 대표는 '초선 의원들이 재보선 패배 이후 조국 사태를 언급했지만 집중 공격을 받자 목소리가 잦아들었다'는 지적을 받자 "본인들이 뚫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준석 현상'을 언급하며 "왜 이준석이 저렇게 됐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투표 조작을 주장한 정치인들과 과감하게 맞서고 태극기 부대나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정면으로 맞서 싸운 점에서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초선들에게 '용기'를 주문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건 비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의원들에게 친문 강성 지지층은 문자폭탄 등을 보내며 집요한 압박을 가한다. '조국기(조국+태극기) 부대'는 특히 극성스럽다.

강경파 의원들도 한통속이다. 야당에서 "조비어천가를 부르며 극렬 지지층의 환심만 좇다가는 국민의 버림받는 폐족의 길로 들어설 뿐"이라는 조롱이 나올 만하다. 초선이나 소신파가 겪는 정치적 부담은 상당하다. 그런 만큼 당 지도부나 중진들이 적극 앞에 나서 극렬 지지층 행태를 바꿔야한다는 공감대가 넓다. 

한때 국민의힘 하면 막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엔 민주당 전유물이 되는 모양새다.

조상호 전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천안함 함장이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켰다. 조 전 부대변인은 채널A '뉴스톱10'에 출연해 "최원일 (천안함)함장이라는 분은 (처우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폭침) 이후 제대로 된 책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후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 참배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야당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뒤따랐다. 조 전 부대변인은 그러나 "도대체 뭐가 막말이냐"고 응수했다. "청년들이 바다에 수장된 책임이 이명박 정부엔 없느냐"고도 했다.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여 네티즌 공분을 샀다.

관련 기사엔 "천안함 침몰이 이명박하고 함장 책임이고, 북한 김정일 책임은 아니라는 거냐", "손가락으로 제 눈만 가리면 하늘이 가려졌다고 믿는 전형적인 수구좌파리"라는 항의성 댓글이 줄이었다.

천안함 최원일 전 함장은 페이스북에서 "당시 연합훈련은 백령도에서 170km 떨어진 곳에서 했고 천안함은 평상 상태의 경비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공인이 음모론자의 선동에 부화뇌동함이 안타깝다"고 했다.

불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로 튀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님,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입니까"라고 물었다. 김 대표 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 눈치나 보면서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마시고, 속 시원히 답변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천안함 수장(水葬) 발언에 이어 "뭐가 문제냐"는 반응은 오만한 자세로 비친다. 조 전 부대변인은 비록 전직이지만, 한때 집권당 입장을 전하는 중책을 맡았던 인사다.

막말을 해놓고 되레 큰소리치는 안하무인격 경우는 한둘이 아니다.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정의당 류호정 의원에게 "야 어디서 지금 감히"라고 한 것은 비근한 예다. 집권당의 고약한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이 다시 불거지는 것도 부정적 징조다. 공당의 헌법과 같은 당헌을 또 고치자는 건 국민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다. 4·7 재보선 참패의 교훈을 망각하는 것이다.

경선 연기는 유력 주자가 반대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최문순 강원지사 등 후발주자 뿐 아니라 '빅 3'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연기론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당 대선기획단이 경선 일정을 확정하기 전까지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이 지사 측과 찬성 주자 측의 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갈등을 넘어 내분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정권재창출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 요소가 더 많다"며 "절박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타일리스트 정치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너무 많고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과 자각을 잊고 마이너리즘에서 못 벗어난 사람도 많다"고 비판했다.

양 전 원장은 조 전 장관 회고록 출간에 대해선 "그분 정도 위치에 있으면 운명처럼 홀로 감당해야 할 역사적 사회적 무게가 있다"며 "당에 대한 전략적 배려심이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당정청이 모두 안이했다. 오만하고 무례했다", "억울해도 야단맞는 게 정치인데, 절박함도 겸손함도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에겐 모두 '약'이 되는 지적이자 충고다. 그러나 만시지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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