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송영길 사과 후폭풍…강경파 부글, 조국은 부채질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6-03 14:34:51

조국, 윤석열에 "총장때부터 백넘버 2번 옷 입어"
박용진엔 "내가 尹 천거? 왜 그런 말…책 읽어라"
강경파 의원·당원 宋 비난…靑 게시판엔 탄핵 글
宋 "민주당, 조국 각자 길로"…내분 도화선 우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조국 사태'를 사과하며 "이제부터 국민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조국의 시간'은 이제 끝내자는 다짐이자 당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회고록을 계기로 불거진 내홍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조치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다룬 책 '윤석열의 진심'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함께 진열돼 있다. [뉴시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불공정'을 상징하는 조국 이슈가 다시 불붙으면 민주당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중도층, 2030세대의 이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국의 시간'을 출간한 당사자는 "나를 밟고 가라"고 했다. 정권을 위해 희생을 각오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는 딴판이다. 친문 강성 지지층을 자극하며 여당 잠룡에게도 총질을 해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데는 '영끌'하는 모양새다. '조국의 시간'을 마냥 붙잡고 늘어질 태세다.

조 전 장관은 3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을 잇달아 만났다는 보도를 공유했다. 그리곤 "검찰총장 시절부터 양복 안에 백넘버 2번 옷을 입고 있지 않았던가"라고 썼다.

▲조국 페이스북 캡처


공유된 보도에는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며 "백넘버 2번을 달고 대선에 나가겠다"는 뜻을 지인들에게 밝혔다는 내용이 있다.

조 전 장관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도 윤 전 총장에 대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수구보수 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였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억울한 희생을 선전하기 위해 윤 전 총장이 일찌감치 '제1야당을 통한 대권 도전 욕심'을 품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려는 것으로 비친다. '조국 대 윤석열' 구도가 자꾸 거론되는 건 여당에겐 불편한 일이다.

조 전 장관은 또 민주당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을 저격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윤 전 총장을 천거했는지 여부가 문제였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박 의원 관련 기사 제목 캡처를 올리며 "이분은 왜 이런 부정확한 말을 하실까요?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빈정댔다.

해당 기사는 박 의원이 한 라디오에 나와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추천한 분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라며 "그 반성도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한 것을 소개한 내용이다.

박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 통화에서 "민정수석이 검찰총장 추천과 임명 과정에서 역할이 없었다는 것이냐"라며 "누가 그런 말을 믿냐"고 반박했다. 그는 "(검찰총장 검증) 과정에서 윤석열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조 당시 민정수석이) 조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조국 전 장관은 이제 각자의 갈 길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어제부로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다 정리됐고 나도 더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당은 일부 강성 당원과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로 종일 들끓었다. '조국의 늪'으로 더 빠져드는 분위기다.

이날 당 권리당원 게시판과 SNS 등에는 송 대표 사퇴와 탄핵을 주장하는 글이 꼬리를 물었다. "송 대표는 당원들에게 사과하라", "0.59% 차로 당선된 '쩜오 대표'는 당장 물러나라"는 주장이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송 대표의 자진 하차! 안 하면 탄핵'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이날 오후 현재 2500여 명이 동의했다. 트위터에선 '민주당은 버려도 조국은 못 버린다'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도 쏟아졌다.

친문 의원들은 대놓고 송 대표를 비난했다.

'조국 수호대' 김용민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왜 그 시점에 사과성 발언을 했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며 "제3자인 당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잘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대권이나 정치적인 야욕을 위해 상급자인 조 전 장관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검찰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정치검찰로 각인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전재수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왜 사과를 하느냐는 당원 글이 상당히 있었다"고 전했다.

김한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까지 나서서 부관참시도 아니고 밟고 또 밟아야겠느냐"고 했다. 정청래 의원도 "조 전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개혁의 희생양. 더 힘차게 지켜줬어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했다.

송 대표 '조국 사과'가 내홍을 수습하는 게 아니라 되레 키우는 양상이다. 친문 반발이 확산되면 조국 사과 건은 내부 분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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