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7일 금통위…통화정책 전환 시점은?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5-25 16:25:12
시장 "올해까지 금리 동결 유지…하반기 정책 전환 시그널"
금리 인상 내년 1분기 가능성…"내년 3월 대선 후에 할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는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밝히겠지만, 올해 4분기 전후로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신호를 내비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1분기 혹은 그 이후로 점쳐진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100명 중 98명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7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투협은 "우리 경제가 수출과 투자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에 따른 서비스 업종의 더딘 회복세, 국내의 낮은 백신 접종률 등으로 인해 5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작년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내렸다. 이후 같은 해 5월 0.75%에서 0.50%로 인하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를 1년째 유지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자 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이미 매파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금융 안정 이슈에 대해 통화정책적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드러났듯이 금융안정에 대한 금통위원의 염려가 늘기 시작하면서 금리 정상화 기대가 유입되고 있다"면서 "만장일치 동결에 외형적인 틀은 큰 변화가 없을 5월 금통위 회의지만 내부에서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통위의 핵심포인트는 '아직은 아니지만 이제 고민이 필요하다' 정도의 느낌을 시장에 노출할 것"이라며 "경기개선 자신감은 높이되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물가, 성장률 등의 지표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자산시장 급등과 같은 금융 불균형 누적 우려 등이 커지고 있어 조기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경제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로 제시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 시장에서는 이를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취약 계층 고용 등의 측면에서 회복이 더딘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주열 총재는 경기에 대해 비교적 도비쉬(통화 완화 선호)한 언급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올해까지 금리 동결…하반기에 정책 전환 시그널 보낼듯"
한국은행이 올해까지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미국 경기 회복 가속화 기대감에 따른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긴축 시그널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혜영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 경제는 2017년부터 위축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더라도 확장 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닐 뿐더러 가계부채가 누증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오는 11~12월 테이퍼링을 하겠다고 시그널을 보낸 후 내년에 테이퍼링을 시작하거나 이보다 더 빠르게 진행할 경우 한국은행의 스탠스 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채권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할 전망"이라면서 "경제 정상화를 고려할 때, 물가 기저효과가 약화되는 3분기까지는 완화적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고 이후 4분기 전후로 정책 전환 시그널을 표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4분기 전후로 금융불균형 해소 차원의 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여삼 연구원은 "하반기까지 현재 금융불안 요인들이 더 심화되면 8월 금통위에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으나 시기상 9월 FOMC 회의를 확인한 이후인 10월 금통위 정도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은 언제?…"내년 1분기 인상 가능성, 3월 대선 변수"
투자은행(IB) 사이에서는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JP모건, 바클레이즈, 소시에테제네랄 등 일부 IB들이 이같이 전망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경기회복으로 GDP가 코로나 이전의 성장 경로에 근접해지는 시점은 내년 1분기경으로 앞당겨질 것"이라면서 "내년 1, 2월 중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3월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은 금리 조기 인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우혜영 연구원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한은은 독립기관이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통상적으로 대선 직전에는 금리를 올린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준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우 연구원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면서 "그 결과 회복 조짐을 보이던 경기가 재차 둔화했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재인하했다"고 지적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13개 주요 IB 가운데 과반 이상은 내년 3분기를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내년 3분기 정도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최근 경제전망치 상향과 가계부채 급증, 자산시장 안정 등을 고려할 때 시점이 당겨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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