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도내 '학교 급식시설·설비' 개선 나서

문영호

sonanom@kpinews.kr | 2021-05-18 11:18:01

급식종사자 폐암 사망, 산업재해 인정됨에 따라
공조설비 송풍량 부족시 우선순위 교체

경기도교육청이 도내 학교급식실 내 급식시설과 설비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도내 학교 급식실 조리종사자의 폐암사망이 산업재해라는 판정이 내려진 데 따른 조치로,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시설개선이 추진될 전망이다.

18일 경기도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투병중 사망한 급식실 종사자 A씨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 경기지역 한 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종사원이 끓는 기름에 식재료를 튀기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제공]

첫 산업재해 인정 사례로, A씨가 조리실에서 폐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고온의 튀김이나 볶음 및 구이 요리에서 발생하는 '조리흄(cooking fumes)'에 노출된 게 업무 연관의 근거로 인정됐다.

조리 중에 발생하는 '조리흄'은 230도 이상 고온에서 기름을 가열할 때 지방 등의 분해로 인해 배출되는 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가 폐암의 위험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A씨는 2005~2017년 2월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조리실무사로 일하다 2017년 4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1년 여의 투병생활 끝에 2018년 4월 숨졌다.

이에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그동안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나서 전국 학교급식실의 환기실태 전수조사와 시설조사를 해야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난 6일에는 도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 사망 조리종사원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이후, 교육감이나 도교육청이 공식·비공식적인 사과나 실태조사·예방대책조차 내놓지 않는다"며 규탄하기도 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급식실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2200여 개로 1만 5000여 명의 급식종사자가 일을 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후드(공기 배출장치)와 덕트(공기 등 통로), 환풍기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노후화로 정비가 어렵거나 송풍용량이 부족한 공조설비는 예산 우선 지원을 통해 교체할 계획이다.

연 1회 측정하던 급식실 내 공기질 측정도 연 2회로 늘리기로 했다.

박화자 학비노조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학교현장에서는 환기시설이 고장난 줄도 모르고 조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난주 현장조사에서도 고장난 시설이 발견됐고, 교육청 관계자와 함께 현장 조사에 참여했던 학비노조 관계자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쓰러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조리흄이 폐암으로 발전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조리종사자들의 조리 빈도수가 많기 때문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리종사자 인원증원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원미란 경기도교육청 학교급식협력과장은 "공기배출 장치 등의 노후화를 점검하고 부족한 설비는 추경예산을 통해서라도 우선 지원할 계획"이라며 "주기적인 급식시설·설비 점검과 공기질 측정, 급식기구 확충 등으로 학교급식 종사자 업무 경감과 안전한 급식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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