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경기도 지역화폐 극찬…"미국에도 있었으면"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4-29 11:56:19

2021 기본소득박람회 '코로나 팬데믹 하에 기본소득의 필요성' 주제로 연설
"기본소득,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큰 역할할 것…일자리 보장 동반돼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美컬럼비아대 교수가 경기도의 지역화폐 제도에 대해 "기본소득(UBI)이 어떻게 잘 설계될 수 있는지 보여준 예시"라며 "미국에도 이런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지급한 지역화폐에 사용 기한을 설정해 소비 진작이 곧바로 이뤄지도록 했으며, 사용 가능 업종도 타격이 큰 서비스업으로 제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 29일 열린 경기도 주최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유튜브 캡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29일 열린 경기도 주최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 국제 콘퍼런스에서 '코로나 팬데믹 하에 보편적 재정지출로서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사회전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은 UBI와 유사한 것을 시행했다"면서 "UBI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는 동시에 경기침체가 더욱 악화하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책이 취약계층에 최소한 기본적인 생활수준의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아프면 출근하지 않도록 하는 등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는 효과뿐 아니라 봉쇄에 대한 정치적 수용력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부연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UBI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지불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수당을 지급받은 사람 가운데 부유층은 대부분을 저축했고, 당연히 경제 진작에 큰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미국의 평균 저축률은 2~7% 수준으로 매우 낮은데 2020년 2분기에는 25%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15%로 내려왔다. 소득분포 상위 50%의 경우에는 UBI의 많은 부분을 저축했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그러면서 경기도의 지역화폐 제도를 기본소득의 좋은 예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UBI가 어떻게 더욱 잘 설계될 수 있는지 예시를 보여줬다"면서 "두 가지 측면에서 혁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 29일 열린 경기도 주최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유튜브 캡처]

그는 한국의 UBI의 장점 중 하나로 기한이 명시된 상품권이 제공됐다는 점을 꼽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해질 수 있는 나중이 아니라 바로 지금, 경제가 자금을 필요로할 때 지원금이 소비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지역화폐가 도움이 필요한 경제부문에 소비되도록 제한해 설계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서비스업, 식당, 관광업과 같은 일부 업종이 다른 업종보다 훨씬 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화폐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업종에 사용되도록 설정해 지역 내에 필요한 곳에 자금이 흘러 들어가도록 설계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는 "팬데믹은 업종별 상이한 영향을 미친 만큼 건전한 거시경제 회복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자금을 정해진 곳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경기도의 프로그램은 팬데믹 특성을 감안하면 잘 디자인된 것"이라면서 "미국에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은 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수입 제조품을 사는 데 돈이 많이 사용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한국은 지원금을 카드를 통해 지급한 점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소득분배 하위계층의 계좌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지원금을 신속하게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관련해서는 "UBI가 코로나19 대응에 효과적인 도구라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에 포스트 팬데믹 세상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UBI를 팬데믹 등 경기침체 시기뿐 아니라 정상적인 시기의 정책 대응 수단 포트폴리오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자리 보장도 함께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소득에는 적어도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1943년생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24세에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7세에 예일대학 교수로 임용된 이후 옥스퍼드대학, 프린스턴 대학교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세계은행 부총재도 역임했다. 2001년에 경제학 이론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컬럼비아대학의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화와 그 불만', '끝나지 않는 추락', '불평등의 대가', '시장으로 가는 길', 아마르티야 센 등과 공동저술한 'GDP는 틀렸다' 등의 저서를 펴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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