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기자'의 공매도 모의투자 체험기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1-04-28 11:27:51
기회 확대한 공매도에 눈 돌리는 '개미'들 '문전성시'
말 많은 '주식 공매도'가 5월3일 재개된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큰손'(기관투자자 등)들이 공매도 공세로 다시 시장을 흔들까 걱정하면서도 '이 참에 그 공매도 나도 한 번 해볼까', 눈 돌리는 개미들도 적잖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20일 오픈한 한국거래소 모의거래 시스템은 이미 '문전성시'다. 금융당국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공매도거래에 앞서 개인투자자들의 사전교육·모의거래를 의무화했다. 기자도 27일 직접 참여해 모의투자를 해봤다.
먼저 한국거래소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했다. 모의거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접속에 필요한 가상 아이디가 주어졌다. 모의거래 HTS에 접속하니 공매도의 위험성을 알리는 창이 열렸다. 신용거래 약정에 동의를 구하는 창도 함께 열렸다. 약정에 동의하자 '대주 약정이 완료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대주신규매도와 대주매수상환이 가능한 창이 열렸다.
기자의 가상계좌에 3000만 원이 입금되었다. 처음 공매도하는 투자자의 공매도 한도가 3000만인 점을 고려한 듯 했다. 거래 횟수 5회 이상에 누적 차입규모가 5000만 원을 넘으면 '2단계 투자자'로 분류돼 7000만 원으로 한도가 상향된다. 2단계 투자자의 공매도 거래기간이 2년이 넘으면 '3단계 투자자'로 상향되어 투자금액 제한이 없어진다.
장 개시 직후 셀트리온, 씨젠, SK하이닉스 3종목에 각각 1000만 원 안팎 규모로 공매도 주문을 넣었다. 공매도 가격과 수량만 정하면 된다. 매도호가를 현재가보다 낮게 쳐넣으니 '업틱룰 주문 위반'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현재가보다 높은 가격으로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문구도 함께 떴다. 업틱룰(up-tick rule)이란 공매도시 매도 호가를 직전 체결가보다 낮게 넣을 수 없도록한 규정을 말한다. 공매도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공매도한 주식을 '숏커버링'(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하는 방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정하고 대주매수 버튼을 클릭하면 완료된다.
장 개시 직후 주당 13만4500원에 75주 대주매도한 SK하이닉스를 약 1시간 후 13만3500원에 매수해 갚았다. 오전 9시30분 쯤 주당 28만4500원에 35주 공매도한 셀트리온은 2시간이 지나고 주당 28만2000원에 매수했다. 셀트리온과 비슷한 시간에 주당 10만6371원으로 93주 매도체결한 씨젠은 1시간30분 후 주당 10만5300원에 매수 완료했다.
이날 약 2시간 동안의 공매도거래를 통해 본 기자는 수수료와 제세금을 지급하고 3종목 합쳐 20만7000원의 수익을 올렸다. 실현손익률은 0.95%를 기록했다. 반대로 공매도 이후 가격이 급등했다면 손실이 컸을 것이다.
모든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5월3일부터 거래가능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 중에서만 가능하다. 거래 불가능 종목은 기본주문 창 우측상단에 빨간글씨로 '대주/공매도 불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주식 대여 만기일은 60일로 설정했다. 개인투자자는 최대 60일까지 차입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개미들이 빌릴 수 있는 주식량이 관건인데,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아무리 개미들에게 공매도 기회를 늘린다 해도 빌릴 수 있는 주식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회의적 반응이었다. 모의투자에선 개미들에게 가능한 주식대여 전체 수량은 종목당 10만 주로 설정되었다. 실제 시장에서는 증권사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대여수량을 처음엔 3만 주로 설정했는데 인기종목의 경우 빠르게 소진되어 장 후반에 접속한 참가자들은 빌릴 수 없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실제 시장에서 한 종목의 대여수량이 10만 주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모의투자는 매매체결방법과 경험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해당 주식을 다시 매입해서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이는 원금 초과손실의 가능성이 큰 투자방식이라 먼저 해당방식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한 뒤 거래를 하라는 취지로 모의투자 프로그램이 생겼다.
한국거래소 모의거래 1시간, 금융투자협회의 사전교육 30분 교육을 이수하면 실제 주식시장에서 공매도에 참여할 권한이 부여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이해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파생상품 거래권한을 부여받기 위해선 1시간 사전교육, 3시간 모의거래를 이수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에서는 공매도 위험도가 파생상품에 비해 낮다고 판단해 현재의 교육 이수 방안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수시간이 1시간이든 3시간이든 모의투자를 통해 투자자가 공매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한 노력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투자가 아닌 게임을 처음 시작해도 방향키부터 시작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적을 제압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이 모의투자 프로그램에선 그러한 점들을 찾기 힘들었다. 개인투자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적절한 투자방법, 투자를 통해 따라오는 손실 위험 같은 설명 역시 전무했다.
이러한 의문에 한국거래소는 현 모의투자 프로그램으로도 공매도 교육·투자자보호에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모의투자를 해보는 투자자에 따라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현재의 방식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며 "공매도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주식거래에 충분한 경험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고 이후 금치 조치를 2차례 더 연장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개인 공매도 접근성 확대조치 등 제도개선과 준비작업을 마치고 다음달 3일부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한정해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재개할 예정이다.
KPI뉴스 / 김해욱 인턴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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