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농지 투기로 1천400억대 챙긴 농업법인 26곳 적발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4-26 16:29:55
경기도는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농지를 거래, 막대한 차익을 챙긴 농업법인 26곳을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도는 적발된 26곳 중 공소시효가 지난 1곳을 제외한 25곳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이 도내에서 취득 후 매도한 농지와 임야 등 토지는 축구경기장 60개 크기인 60만389㎡에 달하며 이를 단기 매매해 벌어들인 부당이득도 139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지법상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은 영농을 위해 구입하는 경우만 1000㎡ 이상의 농지를 소유할 수 있고, 일반인은 주말체험농장 목적으로만 1000㎡ 미만의 농지만을 취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농지 취득자는 예외 없이 관할 읍·면·동사무소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하며 실제 농사를 지어야 한다.
그러나 도가 2013년 이후 경기주택도시공사 개발사업 6개 지구(광명 학온, 성남 금토, 용인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안양 관양고, 평택 현덕지구) 및 3기 신도시 개발지구(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안산 장상, 광명 시흥, 과천 과천, 부천 대장)와 일대 농지를 취득한 67개 농업법인을 확인한 결과, 26개 법인이 농지를 취득한 뒤 영농행위를 벌이지 않고서 짧은 시간에 필지를 분할, 다수의 일반 개인들에게 되파는 수법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A법인은 2014∼2020년 2개 지구 농지와 임야 28만5000㎡를 구입하면서 농지 16만7000㎡에 대한 농업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 그러나 토지 소유권을 취득한 당일부터 지난 1월 28일까지 1267명에게 작게는 17㎡, 많게는 3990㎡씩 쪼개서 팔아 503억 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A법인은 허위 농지취득자격증명발급으로 해당 시로부터 2016년 8월 4일 고발된 이후에도 77차례에 걸쳐 농지를 쪼개 팔았다.
B법인은 도내 9개 시·군에서 2014부터 농지와 임야 등 44개 필지 43만221㎡를 취득한 후 소유권 이전 등기일부터 437명에게 0.5㎡∼1650㎡씩 분할해 팔다가 걸려 2018년 7월 12일 고발조치 됐음에도 2020년까지 농지거래를 지속, 67억93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 C법인은 농지 3필지 1088㎡를 농업경영 목적으로 3억6000만 원에 매입하고 8명에게 8억8000만 원에 되팔아 5억2000만 원을 챙겼다.
이밖에 D농업법인은 농지 1589㎡를 개인과 E법인에게 각각 331㎡와 1258㎡씩 쪼개 팔면서 개인에게는 1㎡당 78만 원에 넘긴 반면, E법인에게는 1㎡당 19만 원에 매도하는 등 개인에게는 4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도 반부패조사단은 농지법 등 관련 법령이나 제도적 허점으로 농지가 부동산투기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관련 부서에 감사 내용을 통보한 뒤 근본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정부에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김종구 부단장은 ""농업법인을 이용한 투기성 농지거래가 성행하고 이들로부터 농지를 매수한 사람도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 휴경상태로 방치되거나 다른 용도로 불법 전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농업법인의 부동산 거래 제한, 농지 의무 보유기간 설정, 위반 시 처벌규정 강화 등 부동산 투기를 막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 반부패조사단은 농업법인과는 별도로 3기 신도시 개발지구 일대의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감사에 나서 투기 의심자 22명을 선정해 심층감사를 진행했으나 상속 4명, 증여 3명, 나머지 15명에 대하여는 직무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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