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이재명, 친문의원과 관계개선…거부감 확 줄어"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4-23 13:28:28

"李, 친문들과 접촉하며 많은 노력…10여명만 비토"
"당 지지층서 李 지지율 50%…당심이 민심이 될 것"
"재보선 참패에도 당 안 달라져…재집권 어려워"
"서로 존중해야 소통, 문자폭탄은 내버려둬선 안돼"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대권 가도에서 최대 걸림돌은 친문 세력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이들의 '반이재명 정서'를 털어내지 못하면 대선후보 경선은 가시밭길이다. 친문 눈치를 봐야하는게 이 지사 처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서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그러나 최근 이 지사 행보는 거침 없다. 친문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 "의견 표명 방식이 상례를 벗어나면 옳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중요 현안에 대해선 '자기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지사 최측근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에게 물어봤다.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쓴소리를 마다 않는 대표적인 소신파 4선 중진이다.

정 의원은 23일 UPI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이 4·7 재보선에서 그렇게 참패하고도 달라진 게 없다"며 "이러다간 재집권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자폭탄을 보내는 강성 권리당원도 문제지만, 이를 내버려두는 당 지도부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가 "(휴대전화 번호를) 1000개쯤 차단하면 (문자가) 안 들어온다"고 했다. 이 지사도, 정 의원도 문자폭탄에 무척 시달릴텐데.

"나도, 이 지사도 멘탈이 강하다.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신경쓰지 않는다. 문자폭탄을 한두번 받아본 게 아니다. 내 운신의 폭도, 의사결정도 좌우하지 않는다. 이 지사도 나와 같은 생각이다.

이 지사는 아마 2000개쯤 번호를 차단했을 것이다. 문자 오면 내용 보고 곧바로 차단한다. 비서 시켜 하나씩 하나씩 차단하면 그만이다. 

나와 상대방이 서로 존중해야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권리당원이라고 해도 '내가 모든 것 다 할 수 있다'며 겁박하는데 무슨 소통이냐. 다짜고짜 욕하며 일방적 주장만 하는 당원들에 대해선 그냥 차단하면 된다."

—재보선 참패후 당 쇄신을 요구했던 초선 의원들은 문자폭탄에 위축됐던데.

"초선 의원들은 처음일테니 부담이 크고 신경이 쓰일 것이다. 강성 권리당원들이 문자를 통해 '다음 총선때 두고보자. 반드시 공천에서 떨어뜨리거나 낙선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협박은 공천과 전혀 상관 없다. 내가 겪어봐서 안다. 그들이 만약 그렇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겠는가"

—어떻게 해야 문자폭탄이 없어질까.

"이 지사는 유력한 대선주자다. 나도 지난해 총선때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된 국회의원이다.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요 인사들에게 욕설 문자폭탄을 보내는 강성 권리당원들도 문제지만, 이런 행태를 내버려두는 당 지도부도 문제다. 강성 권리당원이라고 해봐야 몇천명에 불과하다."

—이 지사가 대권을 위해선 친문 주류와 잘 지내야하지 않나.

"친문 강성 권리당원과 친문 의원들은 분리해야한다. 친문 의원들과는 관계개선이 많이 됐다. 이 지사와 내가 여러 친문 의원들과 접촉하며 소통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문 대통령과 가까운 친문 핵심 인사들과도 좋게 지내고 있다. 

과거 이 지사가 대선후보 경선 등에서 친문 인사들과 충돌하면서 쌓였던 거부감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아직 이 지사를 비토하는 친문 의원들이 남아 있으나 1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며칠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친문 주류 당심도 결국 민심으로 수렴된다'고 했는데.

"이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약진하고 있다. 지지율이 30%, 40를 넘어 50% 육박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를 앞서더니 격차를 점점 벌이고 있다. 지금은 강성 당원의 목소리가 당심으로 포장되고 있을 뿐이다. 당심이 결국 일반 민심으로 수렴될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은 국민 경선으로 치러진다.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에서 쇄신 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재보선 참패에도 당이 아무 일 없다는 듯 예전으로 돌아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떠난 뒤 야당이 혼란을 겪자 패배 충격을 잊은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 고정 지지율인 30%에다 조금 더 보태면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재집권은 어렵다."

—민감한 현안인 부동산과 코로나19백신에 대해 이 지사가 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차별화 본격화', '대권행보 가속화' 등의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정책은 너무 일도양단식으로 다뤄선 안된다. 1가구 2주택 세 부담 문제만 해도 그렇다. 2주택자라도 직계존비속 등의 거주 여부 등을 따져봐야한다. 아버님과 같이 사는 2주택은 뭐가 문제냐. 실거주가 중요하다. 현실을 반영해야한다. 시장에 맡길 것은 맡겨야한다.

이 지사가 러시아 백신 도입 검토 등 코로나19 문제를 언급하는 것도 오해해선 안된다. 정부가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고 했다. 집단면역이 안되면 경제가 정말 심각해진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집단면역을 형성해야한다. 이 지사가 백신 얘기를 꺼낸 것은 해야할 말을 한 것이다."(이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다름은 있더라도 차별화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반박했다.)

—이 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씨가 2007년 배우 문성근씨가 산행을 제안했을 당시 옆에 이 지사가 누워있었다고 주장했다.

"황당한 주장을 계속 하고 있다. 김 씨가 이 지사에 대해 '밥을 같이 먹었다'는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는데 사실이라면 왜 증인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나.

이 지사가 선거 나갈때마다 김 씨가 의혹을 제기했다. 문성근 얘기도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이 지사는 김 씨가 주장한 의혹에 대해 '양육비 문제를 상담한 일이 있어 집회 현장에서 몇 차례 우연히 만난 게 전부'라고 부인한 바 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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