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거센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이번에는 특혜 논란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3-29 17:18:55
경기도 "특정 시·군 쏠림 방지, 공평한 기회 위한 것" 해명
경기도가 추진 중인 3차 공공기관의 동·북부 이전과 관련해 입지선정 공고 3일 만에 심사기준을 변경, 특정 지자체용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갑작스러운 심사기준 변경으로 공공기관 유치에 뛰어든 경기 동·북부 시·군의 배점 순위가 크게 뒤바뀐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9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 이전 대상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3일 3차 이전 대상 7개 공공기관의 통합 선정공고를 발표했다.
응모 대상 시·군은 경기 북부·접경지역·자연보전권역에 위치한 고양과 남양주, 의정부, 파주, 양주, 구리, 포천, 동두천, 가평, 연천, 김포, 이천, 양평, 여주, 광주, 안성, 용인 등 17개 시·군이다.
도는 공모에서 다음달 12일까지 접수를 받은 뒤 1차 면접심사 및 현장실사, 5월 중 2차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거쳐 최종 이전지역 선정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하지만 도는 공모 3일 후인 지난 26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과 여성가족재단 등 2곳의 공공기관에 대한 수정 공고를 냈다. 수정된 공고의 핵심은 심사기준 변경이다.
기존 5.5:4.5 수준이던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심사 기준 비중을 2:8로 뒤바꿨다. 정량평가는 기업체 수 등 객관적 수치로 평가하는 것을 의미하며, 정성평가는 가능성과 적합성 등 평가자의 주관적 평가 반영을 의미한다.
평가자인 경기도가 원하는 대로 공공기관을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변경된 정량·정성평가 기준에 따라 공공기관 유치에 나선 17개 시·군의 순위도 한 순간에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기관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과원의 경우 변경 전에는 정량평가에서 시·군별 획득 가능한 최고점수는 46점(만점 55점)이고 최저점수는 13점으로 최대 33점의 격차가 벌어졌었다.
하지만 변경된 심사기준을 적용하면 최고점수 17점, 최저 점수 12점으로 격차는 단 5점에 불과하다.
이에 따른 시·군간 순위도 변동된 것으로 분석됐다. 변경 전 평가 기준으로 용인시는 규제등급과 균등입지, 사업체수, SOS 수상 등의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받으며 최고점수인 46점으로 단독 1위에 올랐었다.
반면, 변경된 심사기준을 적용하면 용인시는 17점(20점 만점)으로 점수가 크게 낮아져 기존 2·3위였던 광주나 파주시와 공동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경우 '희생 지역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강조해 온 이재명 지사의 정책방향에 따라 용인시가 높은 점수에도 탈락되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기존 14위와 15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던 여주와 가평시, 10위였던 연천군 등 3곳이 나란히 5위(14점)까지 순위 상승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지역이다.
반면 김포시는 4위에서 12위로, 안성시는 5위에서 9위로 곤두박질치게 될 전망이다.
다른 지자체가 자체 분석한 결과에서도 기존 규정대로라면 정량평가에서 55점 만점에 46점을 획득할 것으로 분석했으나 바뀐 기준으로는 17점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했다.
도의 심사기준 변경이 특정 기관을 특정 지자체에 이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심사 기준이 변경된 공공기관은 7곳 중 여성가족재단과 경과원 2곳인데, 여성가족재단의 경우 균형발전 항목 배점이 15점에서 20점으로 늘렸다. '균형발전 노력도'에 대한 세부평가 배점이 5점에서 10점으로 증가해서다.
업무관련 항목은 세부배점에서 여성·가족분야 정책추진 의지 등 관련분야 지표 이행도가 20점에서 10점으로 줄었고, 시·군 자체사업이 5점에서 10점으로 확대되면서 전체적으로 35점에서 30점으로 감소했다.
환경여건 항목 역시 접근성 및 입지환경 등의 세부 배점이 20점에서 15점으로 줄며 전체 배점이 35점에서 30점으로 줄었다.
이에 반해 '도정협력 분야'는 유치 노력도 세부배점이 10점에서 15점으로 증가하는 방식으로 전체 배점도 15점에서 20점으로 확대됐다.
경과원 심사기준의 경우 균형발전 항목 전체 배점(20점)은 차이가 없으나 세부배점에서 당초에 없던 '균형발전 노력도'(10점)가 신설되면서 지역균형발전 및 공공기관 균등입지(이상 10점→5점) 배점이 나란히 축소됐다.
업무연관성 항목에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소기업 사업체수 세부배점이 20점에서 5점으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유치 필요성 및 지역경제발전, 시·군 자체사업 세부 배점은 5점에서 각각 15점, 10점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환경여건 세부 항목 중 공간 확보 및 확장성, 도정협력 분야 유치 노력도 부문도 나란히 10점에서 15점으로 늘었다.
한 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정성평가로만 선정하겠다는 것으로 결국은 도가 이전하고 싶은 지자체에 원하는 공공기관을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기존 평가 기준을 보면 중소기업 업체수 등 정량평가에서 이미 당락이 결정되는 형태였고 규모가 작은 시·군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어 변경을 하게 됐다"며 "균형발전을 위해 특정 시·군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전체 시·군에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