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안하면 美접촉 무시할 것"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3-18 09:28:59

"美 지난 2월부터 이메일과 전화통보문을 보내 접촉 요청"
"서로 동등하게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돼야"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 다신 주지 않을 것"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밝혔다.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대북 유화정책'으로의 선회를 요구한 것이다.

▲지난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AP 뉴시스]

최선희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이미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밝힌 것과 같이 미국측이 북한 당국에 다양한 경로로 접촉을 시도했던 점을 확인하는 동시에 '대북적대정책 철회'라는 선결조건이 충족돼야 대화가 가능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이 지난 2월 중순부터 뉴욕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이메일과 전화통보문을 보내 접촉을 요청했다"며 "합동군사연습을 벌여 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어 "대화 그 자체가 이루어지자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앉아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면서 "한번이라도 마주앉을 것을 고대한다면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조미(북미) 접촉을 시간벌기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얇팍한 눅거리수(얕은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기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도 안돼있는 미국과 마주앉아야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서도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 뿐"이었다고 비난하며 "미국의 새 정권이 시작부터 재미없는 짓들만 골라하는 것을 꼼꼼히 기록해두며 지켜볼 것"이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은 이와 함께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며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국방·국무장관이 방한중인 것과 관련해선 "미 국무장관이 여러 압박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하였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앞서 지난 17일 방한한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각각 정의용 외교부 장관·서욱 국방부 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북핵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을 강화하자"는 발언에 대해 북한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스틴 장관은 "중국과 북한의 전례없는 위협에서 한미동맹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으며, 블링컨 장관은 "북한 정권이 자국민을 학살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과 '주민 인권'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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