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임박한 '한명숙 사건', 박범계 수사지휘권 발동할까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3-11 17:02:15
시효 만료 앞두고 대검, '혐의없음' 종결…임은정 "사건 덮은 것"
朴, 무혐의 처분 경위 파악중…재배당·지휘권 발동 가능성도
'한명숙 사건'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시효 만료가 임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것인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의 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한 증인 1명의 공소시효는 지난 6일 만료됐고, 나머지 1명에 대한 공소시효는 오는 22일 만료된다. 그런데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5일 한 전 총리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를 내린 바 있다.
대검이 공소시효 만료를 보름 가량 앞두고 한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맡은 수사팀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공소시효 임박 등의 이유로 시민단체가 고발한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혐의'와 관련된 검사 2명에 대한 사건을 대검에 이첩했다. 공수처는 "한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사건 혐의자인 검사 2인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후 피의자, 사건의 내용과 규모, 공소시효 완성 임박 등 사정에 비춰 대검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공소제기와 유지 등을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최종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박 장관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박 장관은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으로부터 이 사건 경과보고서 등을 전달받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해당 사건 감찰을 담당했던 임 연구관은 지난달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 발령을 받으며 수사권을 갖게 됐고, 해당 사건을 기소하기 위해 공소장 초안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 연구관은 지난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부터 '직무 이전 지시'를 받아 사실상 사건에서 배제됐고, 대검은 사건을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임 연구원은 대검의 불기소 처분과 본인의 직무 배제에 대해 "(대검이) 사건을 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연구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언론매체에 실린 기고문 '한명숙 모해위증사건, 법무부 장관의 신속한 지휘를 기대한다'를 공유하며 "이미 한 명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썼다.
이어 "다행히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면서 "뒤늦게라도 쓰러진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검찰권의 오남용이 이제라도 단죄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며 자신이 수사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줄 것을 청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내부 갈등까지 이어진 사건인 만큼 박 장관이 수사팀 무혐의 처분 결과와 관련해 사건을 검찰에 재배당하거나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장관이 임 연구관에게 직접 수사권을 부여한 인사를 단행했음에도 수사권이 사실상 박탈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임 연구관에게 사건을 맡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앞서 박 장관이 임 연구관에게 수사권을 준 인사를 단행했던 것으로 비춰볼 때 이번에도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임 연구관에게 사건을 배당하고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추미애 전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채널A 사건' 수사 지휘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던 방법과 같다.
그러나 이 경우 전임 추 전 장관 때처럼 자칫 '검란'을 초래할 수 있어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행사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추 전 장관의 1년 재임 간 두 차례나 윤 전 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위법 논란이 일었다"면서 "검찰개혁을 완성해야 할 박 장관으로선 검찰 조직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데 이같은 부담을 재차 짊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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