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광명·시흥 3기 신도시도 학교 대란 우려

문영호

sonanom@kpinews.kr | 2021-03-03 10:52:45

중투위의 현실 외면 심사로 신도시 지역 학교 부족 반복돼
전국 시·도 교육감, 교육부에 제도 개선 요구…묵묵부답 일관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경기도 광명과 시흥 일대에 조성하기로 한 3기 신도시가 학교 부족에 따른 과밀학급과 원거리 통학 등 이른바 '학교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 수요에 맞춰 제 때 학교를 설립해야 하지만, 예산을 쥐고 있는 교육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조건을 내세우며 일선 시·도교육청의 학교 신설 요청을 승인해주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일선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에 현실에 맞는 신설 조건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교육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시·도교육청은 신도시 지역의 학교대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광명·시흥 일대에 1271만㎡ 규모의 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다.

7만 가구 규모로, 도 교육청은 이 곳에 최소 28개교(초16, 중8, 고4, 유치원 제외)의 학교 설립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구상안 [국토교통부 제공]

기존 학교와의 인접성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다소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1만5000세대당 1개의 고교 설립이 필요한 현실 요건을 감안한 추계다.

광명·시흥 신도시보다 세대수가 적은 평택 고덕신도시(5만9000세대)의 경우 21개의 학교(초11, 중 5, 고5)가 신설됐고, 김포 한강신도시(5만5000세대)는 29개(초15, 중8, 초중통합1, 고5)의 학교가 신설된 것과 비교하면, 광명·시흥 신도시는 오히려 인구 대비 학교 수는 적게 추산된 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최소한의 학교조차 입주가 완료된 뒤에도 세워지지 않아, 거의 모든 신도시마다 과대학교·과밀학급이 양산되고 이에 따른 원거리 통학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3년 5월에 2기 신도시로 개발된 김포 한강신도시는 당초 예정했던 주택공급물량 6만1300가구 공급이 모두 끝났지만,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밀·과대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과대·과밀 학급에서 수업을 받던 초등학생들이 중·고교로 진학하면서 상급학교 부족현상이 발생해 경기도교육청이 2012년부터 고교 신설을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도 교육부의 승인이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2008년 개발이 시작된 동탄2신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동탄5 고등학교(가칭)의 경우는 2015년 4월 이후 5번이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퇴짜를 맞았다.

아파트 입주는 다 됐지만 막상 학생들이 다닐 학교가 제때 설립되지 않는 '미스매치'는 전국 시·도교육청의 만성적인 고민거리다.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 한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입주하게 되는 학생들도 이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시·도교육청은 이처럼 아파트 입주와 학교 개교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가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현실에 맞지 않는 심사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육부는 주택건설사업 계획이 승인됐다 하더라도 건설사가 아파트 건립 공사를 미룰 수도 있다며 학교 신설 여부를 분양 공고일을 기준으로 삼는다.

중앙투자심사에 의뢰된 학교 신설안이 '학교 설립시기 재검토'나 '학생 인근학교 분산배치' 등의 이유로 늘상 기각되는 이유다.

급기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해 12월 협의회를 열고 교육부의 '재정투자심사 학교신설 소요물량 인정요건 완화 요구' 건을 채택해 건의서를 제출했다.

협의회는 건의서에서 "교육부가 중앙투자심사를 하면서 학교신설 조건을 아파트 분양공고가 확정된 경우에만 승인하고 있어 아파트 입주시기와 학교 개교시기가 불일치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승인 기준을 '분양공고 이후'가 아닌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으로 확대해 '미스매치'를 막아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교육부는 다음달 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중앙투자심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건의한 요건 현실화에 이렇다 할 답변을 내지 않고 있다.

경기도교육청도 지난달 24일 중투위에 신도시 등 학교 수요가 급증한 17개 지역의 학교설립계획안(2024년 개교 계획)을 제출했지만 이 또한 지금까지의 관례로 미뤄 중투위 통과에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2024년 3월 개교가 가능한 학교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신도시 지역에서의 과밀 과대 학급 양산과 원거리 통학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광명·시흥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의 원성은 도 교육청이 모두 떠맡아야 하는 형편이다.

이한복 경기도교육청 정책기획관은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신도시에 입주하는 학생들의 교육불평등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건의와는 별도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인한 학령인구 증가, 학급당 학생수 전국 최다 등 교육여건 개선 필요성을 적극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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