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핵심 어젠다로 자리 잡는 이재명의 '기본소득'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2-15 14:01:23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쏘아올린 '기본소득'이 거듭된 논쟁 속에 차기 대선 핵심 어젠다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기본소득 논쟁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유력 대선주자 뿐 아니라 재계와 학계까지 가세하고 있다.
15일 정·재계와 학계 등에 따르면 정승균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논평을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여론의 향배는 대체로 부정적이거나 비판적 내지 냉소적"이라면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차기 대권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기본소득을 언급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기본소득으로 가는 여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 차기 대선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이날 한 언론에 실린 칼럼을 통해 "코로나19 재난을 기본소득 논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기본소득에 힘을 실었다.
하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그레고리 맨큐 교수 말을 인용, "선별지원이 정의로워 보이는 건 지급 측면만을 보여주는 프레임이 만든 오해로 재정부담을 따지면 보편지원과 같은 효과"라며 "선별지원이 어려운 분야가 늘어나면서 단순성과 신속성을 지닌 보편지원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여러 학자가 제안해 왔지만 기존 제도에 얽힌 이해관계의 벽을 넘진 못했다"면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양한 실험이 있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논의가 예상된다. 대규모 지원 후 경제가 좋을 때 선별 환수하는 '선(보편)지원 후선별 패키지' 형태의 기본소득을 재난지원금에 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은 이 지사가 주창해온 핵심 공약 중 하나다.
국민 1인당 연 50만 원으로 시작해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연 100만 원(분기별 25만 원)을 지급하는 게 목표며 10년 이후에는 월 50만 원(연간 600만 원)까지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필요 재원은 △연 50만 원에 26조 원 △연 100만 원에 52조 원 △연 600만 원에 312조 원 규모로 일반 예산 절감 및 조세감면 축소를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이 지사는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6월에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재정을 소비역량확충에 집중함으로써 수요공급 균형을 회복시켜 경제순환을 만드는 기본소득은 피할 수 없는 경제정책"이라며 기본소득이 차기 대선의 핵심의제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기본소득은 정·재계 등의 논쟁의 중심에 섰다.
논쟁의 핵심은 우선 보편지급된 정부의 1차 재난지원금 관련, 효과성이다.
도는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액 대비 1.85배의 소비 효과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재난지원금 10만 원을 받아 18만5000원을 썼다는 것이다.
특히 도는 도민 1300만명이 정부 1차 재난지원금에 도의 재난기본소득을 더한 5조1190억 원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7조7444억 원의 소비지출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반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30% 정도에 그쳤다는 상반된 결과를 발표했다.
100만 원을 받아 30만 원 가량만 쓰고 나머지는 소비가 아닌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데 쓰였을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은 이 지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SNS 언쟁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여권 대권주자들의 비판도 잇따랐다
정 총리는 지난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고, 한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실험적으로 실시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 역시 지난 2일 기자 간담회에서 "기본소득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 미국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지사는 6일 트위터 글을 통해 "다른 나라가 안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며 "K-Pop, 기생충, K-방역처럼 정책에서도 우리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 용기를 내고 힘을 모아 선도적 일류국가의 길을 열어가야 하라 때"라고 반박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기본소득 공세에 합류, 지난 8일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 없다"고 밝힌 뒤 14일에는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수급제도, 실업수당과 아동수당 등을 유지하면서도 기본소득제도를 하자는 거라면 그건 '기본'없는 기본소득이거나 재원 대책이 없는 탁상공론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또다시 비판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의 기본소득 비난은 강도가 더 세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난 10일 "IMF위기보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 일자리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이니, 보편적 기본소득이니, 이런 한가하고 사치스러운 논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같은 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약장수 같은 얘기다. 소득주도성장의 허경영식 선동 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야의 잇따른 비판에도 이 지사는 "국민 다수가 동의하고 있다"며 '기본소득'을 최우선 성과로 꼽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1일 OBS경인TV에 출연, "코로나19가 우리가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디지털 세계, 소위 4차 산업혁명시대를 급격하게 앞당기고 있는데 그에 대한 대안이 없다"며 "결국 기본소득이나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5년 전 성남시장때는 미친 사람, 진짜 포퓰리스트로 평가받았던 기본소득에 대해 국민들 다수가 동의하고 있다는 게 제일 큰 성과 같다"고 밝혔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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