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의 정체? 난 미래 내다보는 정치 메시아"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2-08 19:44:00

97년 대선 당시 '출산 수당' 주장했던, 각종 수당의 '본좌'
"정치하는 이유? 원칙 있는 정치로 저출산과 양극화 해소"
"한국, 세계 10위 선진국임에도 국민 90% 후진국 생활"
"유력 대선후보? '흙수저' 이재명…국민 고통 알고 창조적"

애를 낳으면 돈을 준다고? 일찍이 그의 공약은 황당했다. 늘 이전에 없던 의제를 용감하게 던진다. 그런데 터무니없던 공약들이 어느새 정치권 깊숙이 들어왔다. 출산수당 등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됐다.

이젠 기성 정치인들도 그를 베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이 그를 따랐다. 결혼·출산을 하는 경우 총 1억17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나경영이냐"는 경쟁자 비판에 나 후보는 "나경영이 돼도 좋다"고 받아쳤다.

나 후보 공약이 소환한 이는 허경영(71) 국가혁명당 대표다. 허 대표가 출산수당을 공약한 건 30년 전이다. " 진작 도입했다면 지금의 저출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허 대표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이번에도 연애, 결혼, 출산 수당을 내세웠다. "연애하면 매월 20만 원, 출산하면 5000만 원, 결혼하면 3억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작년에 출생아수가 20만 대로 떨어졌다. 올해, 내년 갈수록 더 줄 것이다.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고, 허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허 대표의 '본거지' 경기도 장흥의 '하늘궁'을 찾았다. 약속시간 50분을 지나서야 들어설 수 있었던 궁 안엔 10여 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건강이 좋지 않거나 고민이 많은 이들이라고 했다. "기치료냐"고 묻자 허 대표는 "에너지를 넣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하겠다는 이가 이 무슨 기이한 행동인가. 그는 늘 '의문 투성이'였다. 정치인인지, 종교 지도자인지 정체가 모호했다. 그러면서도 '황당 공약'으로 시대를 앞서갔다. 공중부양 퍼포먼스로, 가수 데뷔로 화제를 몰고 다니기도 했다. 일부 대중은 열광했고 팬덤 현상까지 낳았다. 스스로 "대학 축제때 내 인기는 마이클 잭슨은 댈 것도 아니었다"고 자찬했다.

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에너지는 뭐고, 큰 선거마다 이름을 올리는 이유는 또 뭔가. 취재진을 하늘궁으로 이끈 건 순전히 호기심이었다. 대기줄의 허리를 끊고 들어간 인터뷰. 비서는 "20분만 하셔야 한다"고 거푸 당부했다. 인터뷰는 그만큼 긴박했고, 또 희한했다. 질문도 하기전에 시작은 '오링테스트'였다.

오링테스트란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붙인 근력의 변화를 측정하는 테스트다. 특정 물질, 특정인이 피검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긍정적 자극이면 근력이 강해지고, 부정적 자극이면 근력이 약해진다는 것을 응용한 측정법이다. 허 대표는 그렇게 자신의 영향력부터 보여주려 했다. 거짓말처럼 그의 손짓에 따라 근력은 확연히 달라졌다. 진짜인지, 속임수인지 시작부터 미스터리다.

대담 = 류순열 편집국장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 장흥 하늘궁에서 U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허 대표의 출산수당 공약은 15, 17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7년 당시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는 공약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황당한 공약이 아니다. 이미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출산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처음엔 황당한 공약들이 어느새 현실이 됐다. 나경원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냈는데

"97년 대선에서 공약을 했다. 30여 년이 됐다. 나 후보는 내 공약을 흉내 낸 거다."

—'포퓰리즘' 논란이 뒤따른다. 우리 재정으로 실현 가능하겠냐는 거다 

"출산 수당은 오히려 재정을 살리는 일이다. 30년 전 대선 출마 당시 결혼하면 얼마, 출산하면 얼마 이렇게 지원금 공약을 내걸었다. 그 당시에 그 정책을 썼으면 인구는 늘어났을 거다."

—30년 전의 그 공약을 이행했으면 대한민국 달라졌을 것이라고 보시나

"그렇다. 경제가 살았을 거다. 우리 대한민국은 작년(2020년) 출산정책에 45조를 썼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할 때 신생아 수는 40만 명이었다. 작년엔 15만 명 줄어든 25만 명을 기록했다. 20조를 쓰던 출산 관련 예산을 45조를 썼는데도, 오히려 작년 출산율은 곤두박질쳤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내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을 연기하거나 포기한 사람들의 영향도 받을 거다. 출산율이 올해보다 15% 정도 더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이건 망국으로 볼 수 있다. 출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결혼식장, 돌잔치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면 경제가 사는데 전부 초상집이다. 예전에 내놓은 정책은 우리 경제를 살리는 정책이었다."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 장흥 하늘궁에서 U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허 대표가 정치권 문을 두드린지 30여 년이 흘렀다. 이제 그는 선거철이면 이름을 올리는 '단골 후보'가 됐다. 굳이 정치를 하려는 이유가 뭔가. 허 대표는 "당선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선거라는 게 죽기살기로 해도 될동말동인데

"그래도 국민이 대통령이나 시장 해주면(선출해주면)하는 거다. 그러면 국민이 복이 있는 거다."

—이번에 서울시장 낙선하셔도 내년 대선에 나가시나

"그렇다. 당선에 목숨 거는 후보들은 많이 있겠지만, 나는 시장이든 대통령이든 당선을 노리는 게 아니다. 목숨 거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내가 할 바를 하는 거다. 바로 '난세를 바로잡아야 줘야겠다'는 게 내가 할 바다. 내가 밥을 못 먹어서 대통령이 되거나 이런 게 아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면 월급도 받지 않고, 판공비도 국가에 맡기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동안 판공비는 맡기고 내 돈을 쓸 것이다. 시장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시장 월급을 받지 않고 100억 원 정도 되는 시장 판공비를 내 돈으로 쓰겠다. 국가 예산을 쓰지 않겠다. 아울러 시 예산은 70% 절감할 것이다."

—70%를 국가에 반납한다? 그 예산으로 공약 이행이 가능한가

"연애 수당은 1조면 시행할 수 있다. 서울시 예산이 50조 정도 된다. 그중 1조면 충분하다. 재산세도 폐지할 것이다. 세수가 좀 줄어들겠지만, 그러고도 충분히 70%를 아낄 수 있다. 선심성 예산, 전시행정 등을 하지 않고 시민단체에 주는 돈을 다 '스톱'해서 국가에 돌려주겠다."

▲ UPI뉴스와의 인터뷰중인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정병혁 기자]

—대표님에게 정치란 무엇이고, 이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건 뭔가

"현재 우리나라는 원칙 없는 정치, 양심 없는 쾌락, 노력 없는 재물, 인기 없는 교육, 희생 없는 종교, 환경 없는 과학 등의 상태로 볼 수 있다. 특히 정치가 원칙이 없기 때문에 내가 나타난 거다. 원칙을 바로 세우고자 말이다. 정치는 본래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다. (그러나 현 정치는) 국회의원 300명이 3000명의 보좌관을 가지고 1조8000억을 쓰고 있다. 나는 내 돈 가지고 시장에 나가고, (당선되어도) 월급을 안 받는다. 그러니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게 있겠나 없겠나."

— 정치를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하려는 건 뭔가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다. 그런데도 국민의 90%가 후진국 생활을 하고 있다. 국민의 10%만이 선진국 혜택을 본다. 나머지 국민은 후진국에서 살고 있다. 그 후진국을 누가 만들었나. 정치인이다. 전체 국민이 선진국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왜 90%가 매일 카드를 돌려막고, 직장에서 쫓겨나는 등 불안불안하고 초조하게 사나. 양극화가 너무 심해서다. 양극화가 5대5 수준이 아니다. 뼈 빠지게 일하는 이들이 아닌 엉뚱한 이들, 10%만 선진국 생활을 하고 있다. 실제 일한 90%가 후진국 생활을 아직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10위권인데 국민은 150위 생활을 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다 어렵다. 자살자는 세계 1위다. 그래서 이런 일, 정신을 내가 다 바꿔주려고 온 것이다. 나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어서 온 사람이다."

허 대표는 "여러분들이 들으면 놀랄까 봐서 내가 이걸 항상 다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재차 묻자 "나는 정치만 하려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사실 나는 특이하게 한반도에 와있다. 정치적 메시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가 이야기하는 정치적 메시아가 한반도에 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아파트, 소위 '미친 집값'부터 잡아야 할텐데

"그게 여러분들이 틀린 거다. 여러분들은 입만 열면 오류다. 아파트값은 그냥 놔둬야 한다.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오른 값이 여러분이 내리겠다고 해서 내려오겠나. 그냥 놔둬야 한다. 기존 아파트 오른 것은 양도세를 많이 받는다. 국가는 세금이 많이 들어온다. 싼 아파트를 만들면 된다."

—싼 아파트를 못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그건 신경 쓸 필요 없다. 인구는 줄고 있다. 주택문제는 기존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50, 30평형 아파트를 15평으로 쪼갤 수 있다. 그러면 주택이 남아난다. 있는 것만 가지고 리모델링해서 주택을 늘려야 한다. 그러면 된다. 주택은 그만 지어야 한다. 환경파괴다."

—당 이름이 '국가혁명당'이다. 혁명이 들어가 있는데. 어떤 걸 지향하나

"내가 말하는 게 '원칙 없는 정치, 양심 없는 쾌락, 노력 없는 재물, 인기 없는 교육, 도덕 없는 경제, 희생없는 종교, 환경 없는 과학' 이 7가지다. 교육도 인격이 없다. 젊은 애들이 입을 열면 90%가 욕이다. 친구랑 대화하는데, 아무 감정이 없음에도 "야, 이 새끼야" 이런 식으로 입만 열면 욕을 한다. 나는 그 나이에 사서삼경, 소학, 대학을 다 뗐다. 내 평생 그런 욕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젊은 친구들 대화하는 거 보고 우리나라 교육자들부터 다 잡아넣어야 한다고 봤다.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이게 무슨 교육인가."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정병혁 기자]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고 하셨다. 어떤 경쟁자가 가장 두려운 상대인가

"나는 두려운 상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기겠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선주자들을 평가해달라

" 이재명 지사가 제일 낫다. 대통령 해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본다. 양심적인 사람이다."

—이유가 뭔가

"이 지사는 어렸을 때 공장에서 재단사로 있으며 근로자 생활을 했다. 야학했다. 그런 사람이 국민 고통을 모르겠나. 반면 지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금수저' 들이 많다. 나는 '흙수저' 중 흙수저다. 난 전쟁고아였다. (그래서) 나는 '흙수저'인 이재명 지사를 항상 좋게 본다. 이 지사는 창조적인 정치를 할 수가 있다. 기성정치인들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재명 지사 말고는 없나

"없다. 입에 들먹거리지도 말라. 기분 나쁘니까."

▲ 국가혁명당의 33정책. [국가혁명당 홈페이지]
▲ 국가혁명당의 33정책. [국가혁명당 홈페이지]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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