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정 총리 질책…LG·SK, 배터리 분쟁 극적 타협하나

장기현

jkh@kpinews.kr | 2021-01-28 21:17:06

정세균 "양사 싸움은 남 좋은 일만 시켜"…판결 앞두고 합의 촉구
LG·SK 일제히 "합의 위해 노력 중"…막판 합의 타결에 영향줄 듯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에 대해 "부끄럽다"며 질타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을 2주 앞두고 국무총리가 합의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양사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 간 분쟁이 국가 산업에 부담이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를 정 총리가 대변했다는 평가와 함께 정부가 민간 기업의 분쟁에 지나치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정책 토론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 총리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에 대해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며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치권도 나서 제발 빨리 해결하라고 한다"며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크게 열릴 텐데, 양사가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양사 최고 책임자들을 만났다고도 언급했다. 정 총리는 "(소송과 관련해) 양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도 해봤다"면서 "통화도 해보고 만나서 권유를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2019년 4월 시작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오는 2월 10일 ITC는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정부는 양측의 소송에 대해 개별 기업 간의 일인만큼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정부 최고위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합의를 촉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정 총리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ITC의 최종 판결 전에 양측이 합의에 도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한 예비 판결이 나와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가 최종 인정되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도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합의를 위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도 합의·배상금 규모나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며 번번이 합의에 실패했다. 또한 양사의 수위 높은 공방전도 계속됐다.

이날 정 총리의 발언에 양측은 일제히 합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입장문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소송 관련해 당사는 현재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원만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는 "지금까지의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왔음에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상대방과의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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