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에 친문지지자, 당까지 원팀으로 대권가도 달리나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1-01-21 15:48:31
친문 지지자들, "이재명 변했다" 칭찬 릴레이
'독불장군', '싸움닭'으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치부하던 여권에서 이 지사에 호응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이 지사의 대권가도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어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여권의 곱지않은 시선 속에서 추진되던 이 지사의 정책에 대해 대통령이 호응하고, '친문' 지지자들이 칭찬하며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갈등관계로만 여겨지던 여당과 화합하는 모양새까지 갖춰지며 '독불장군'이 아닌 '원팀'으로 느껴질만큼 관계가 급선회하는 모양새다.
'순간적인 착시현상' 이라거나 '오월동주'라며 굳이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여권이 이 지사에게 보내는 '메시지'나 이 지사가 여권을 향하는 몸짓이 과거와는 다른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 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원팀'으로 인식되게 만든 전환점,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여권과의 갈등과 논란의 구조 속에서 '원팀'으로 인식되게 만든 전환점은 지난 18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재난지원금은 정부지원으로 충분치 않다"며 "지역 차원에서 보완적인 재난지원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지사가 꺼낸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발언은 '2차 재난기본소득'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이 지사와 정부·여당간 불협화음이 확산하는 국면에서 나온 것으로, 대통령이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개 대체적인 견해다.
이런 인식 속에서 이 지사는 "100년 만의 위기에 문 대통령이 있어 다행"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살리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을 이해해주고 수용해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공공 재개발, 역세권 개발의 특단의 공급대책 조치, 평생주택 철학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경기도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무주택 국민 누구나 원하는 만큼 거주할 수 있는 질 좋은 기본주택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친문 지지자들의 "이재명 변했다" 칭찬 릴레이
이 지사의 화답에 곧바로 반응하고 나선 게 온라인상의 주류 세력 가운데 하나인 친문 지지자들이다.
청와대에 이 지사의 '출당조치를 취한 투표'까지 청원했던 이들은 앞다투어 이 지사 칭찬에 나서거나 '우리편'이라며 홍보하는 이례적 상황을 연출했다.
대표적 친문 유튜버 가운데 하나인 '이**TV'는 '이재명 지사의 놀라운 변화'를 주제로 방송을 진행하며 "이 지사가 변한 것이다. 한때 대통령과 날을 세우고, 신경질적으로 말하기도 했으나 온화해지고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친문계 유투버 '언**'도 '이재명 지사 맞아?'를 주제로 한 방송에서 "친문인 내가 봐도 친문적인 SNS글이다. 이런 날이 올줄은 몰랐다"고 이 지사를 극찬했다.
다른 친문 유튜버들도 "손흥민급 골 감각을 자랑한다"는 등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 지사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이들의 칭찬이 신호탄이라도 된 듯 민주당도 이 지사의 2차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반대에서 시기조절 요구로 톤 다운했고 이 지사도 이를 수용하는 '화합'의 모양새를 갖췄다.
민주당·이낙연 대표에 대한 태도도 확연히 달라져
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이낙연 대표는 이 지사의 '2차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이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며 "자기모순적 행태"라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과 모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 지사는 20일 경기도에서 가진 '2차 재난기본소득' 발표 기자회견에서 "똑같은 정책에 대해서도 시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낙연 대표는 충분히 그렇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타당한 지적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생각하고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절박한 상황에 처하신 분들이 많으신 만큼,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하겠다"면서도 "최대한 방역에 장애가 안 되는 시기에 신중하게 고려해 집행하겠다"고 지급시기의 결정을 미뤘다.
이는 지난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김종민 최고 위원을 향해 "보편지원을 하면 그 돈을 쓰러 철부지처럼 몰려다니리라 생각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고 각을 세웠던 것과는 다른 대응이다.
특히 정부의 1,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 당시 일었던 정부여당과의 마찰을 상기하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지난해 3월 정부의 1차 재난지원금 논란 당시 소득 하위 70% 지급안(선별지급)에 무게가 실리자 이 지사는 선제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이라는 이름의 재난지원금을 모든 도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재난 기본소득 관철해 치솟은 지지율만큼 당과 사이가 벌어지기도
이 지사의 보편지급 강행은 정부가 선별지급에서 보편지급으로 선회하는 단초가 됐고, 이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누리게 됐다.
하지만 동지관계여야 할 여권과는 오히려 솟은 지지율만큼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이 초래됐다. 이 지사의 보편지급이 당과 정부와 교감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당과 정부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 정치만 하는 '독불장군'이라는 불만이 팽배했다.
이어 지난 9월의 2차 재난지원금을 두고는 정부여당 전체와 전쟁으로 느껴질 만큼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보편지급을 주장한 이 지사에 대해 홍 부총리가 '철없는 얘기'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시작된 갈등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조세연구원의 '지역화폐의 역 효과론'까지 나오자 이 지사는 자신의 SNS에 '얼빠진', '문책', '적폐' 등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을 쏟아내고, 경기연구원이나 뜻이 같은 여권내 인사들과 연대해 총 공세를 퍼부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이 선별지급쪽으로 기울자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며 강한 어조로 여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또 선별지급을 공식화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낙연 대표 등을 향해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선별지급)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여권 일부에서는 이른바 '혜경궁 홍씨' 사건 때를 소환한 뒤 이 지사에 대해 '제2의 역린'으로 치부하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3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는 또다시 홍 부총리와 지급방식 논쟁을 벌어던 중 갑자기 '2차 재난기본소득'과 '4차 재난지원금' 카드를 들고 나와 다시 한번 여권 전체와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에 화합의 손 내민 이재명
2차 재난지원금 때처럼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방송을 통한 이낙연 대표의 '공격'에 이 지사가 '수용'의 의사를 밝히며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방송 전날인 18일에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 지사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등 경기지역 당직자 등을 공관으로 초청한 뒤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경기도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며 당의 협조를 구했다. 언론 등의 갈라치기에 흔들리지 않는 '원팀'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앞으로 경기도와 경기도당은 상생과 조화의 모습으로 도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방향을 설정하자"고 화답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진행된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정 발표에서 이 지사는 중앙당의 요구에도 적극 호응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지사는 "방역상황에 맞춰 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권고를 존중해 코로나19 상황과 방역 추이를 면밀히 점검한 뒤 지급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이 대표의 공격을 받아들인 무게 그대로 당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는 '독불장군'의 행보로 갈등 일로를 걷던 여권과의 관계가 '화합과 이해'를 통해 '통합'의 단계로 나아간다는 분명한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으로 인식됐다.
경기지역의 민주당 소속 한 인사는 "신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이 지사와 문 대통령, 민주당,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비춰진 갈등이 아닌 하나의 원팀으로 화합하는 모양새여서 더없이 좋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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