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레깅스 몰카' 무죄 파기환송…"성적 수치심 유발"

김광호

khk@kpinews.kr | 2021-01-06 11:25:40

1심 벌금형→2심 무죄 "성적 수치심 유발할 정도 아냐"
대법 "자신의 의사로 드러낸 부분이라도 함부로 촬영 안돼"

대법원이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촬영한 것도 성추행에 해당한다고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 불법촬영 관련 이미지 [뉴시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몰래 촬영'의 대상이 되는 신체는 반드시 노출된 부분으로 한정되는 게 아니고, 옷이 몸에 밀착해 굴곡이 드러나는 경우에도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레깅스가 일상복으로 활용된다는 점이 피해자가 성적 욕망 대상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안 된다"면서 "자신의 의사로 드러낸 부분이라도 함부로 촬영 당하면 성적 수치심이 유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것뿐 아니라 분노와 모욕감 등 다양한 형태로 폭넓게 나타날 수 있다"며 "피해자가 '기분이 더럽다'고 말한 점 등을 볼 때 성적 수치심이 유발된 것으로 충분히 이해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2018년 5월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고 있던 여성의 하반신 등을 핸드폰으로 8초 동안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촬영 대상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한다고 보고 A 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레깅스는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 할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하면서 1·2심 판단이 엇갈렸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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