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윤석열, '원전 수사' 탄력받나…추미애 남은 카드는
장기현
jkh@kpinews.kr | 2020-12-25 11:32:04
尹, 월성1호기 수사 우선 챙길 듯…秋, 수사팀 해체 가능성도
헌정사상 초유의 징계에서 기사회생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현 정부 인사가 연루된 수사에 박차를 가할지 주목된다. '월성 1호기' 등 주요 수사에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이유로 재판부를 설득한 만큼, 복귀와 동시에 신속한 의혹 규명을 지시할 가능성이 높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를 통해 다시 윤 총장에게 반격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윤 총장이 인사 전 주요 수사를 끝내도록 주문한다면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윤 총장은 이날 오후 12시12분께 관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근했다. 지난 16일 정직 처분 이후 9일 만의 출근으로 그가 어떤 업무부터 들여다볼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 총장은 지난 1일 직무배제 집행정지 인용 당시 즉각 업무에 복귀하며 대검 정문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으나, 이날은 별다른 발언 없이 곧장 청사로 향했다.
윤 총장은 조남관 대검차장, 복두규 사무국장 등 이날 출근한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부재중 업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관한 사건으로,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을 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일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과 관련된 문건 파일 530개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무자급 직원들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윗선의 개입 여부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이 주요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월성 1호기에 대한 조기폐쇄 과정에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 사장은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에 관한 보고를 올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한 의혹을 받는다.
이후 백 전 장관이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에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가동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조만간 백 전 장관 등을 불러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윤 총장은 복귀와 동시에 '윗선 수사'에 속도를 내라는 주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행정지 심문 과정에서 윤 총장 측은 직무에 복귀해야 하는 이유로 월성 1호기 수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윤 총장은 토요일인 26일 오후에도 출근해 대검 차장, 사무국장, 정책기획과장, 형사정책담당관, 운영지원과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업무를 처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구금시설에서의 코로나 확진 상황이나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수사권조정 업무 등 긴급히 대응해야 할 업무도 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검찰이 현 정부 인사들로 수사를 확대해나간다면 추 장관이 다시 윤 총장 옥죄기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권이 출범을 서두르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이 윤 총장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곧 있을 검찰 고위·중간급 간부와 평검사 인사에서, 추 장관이 월성 1호기 수사팀을 해체하는 카드를 택할 수도 있다. 수사팀이 와해될 것을 염려하는 윤 총장이 내년 초 인사 전까지 윗선 수사를 마무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면, 추 장관과의 대립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