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완화' 상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장기현
jkh@kpinews.kr | 2020-12-08 21:10:02
권태신 "초헌법적 규제"…박용만 "무력감 느껴"
더불어민주당이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중 하나인 상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여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에 강력 반발하며 의결에 불참했다.
국회 법사위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의결한 개정안은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분리 선출하도록 하고, 최대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큰 변수가 없으면 9일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된다.
그동안 재계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주권 침해 우려와 투기세력의 악용 가능성 등을 들어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기업 이사회에서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3% 룰은 주주 자본주의라는 경제 근간을 흔드는 초헌법적 규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회의장에서 피켓을 들고 "독재로 흥한 당 독재로 망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국민의힘의 항의가 계속되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국회선진화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회의장에서 퇴장해달라"며 "평생 독재의 꿀을 빨다가 이제 와서 상대 정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행태야말로 독재"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여당은 상임위 단독 통과에 나서며 사외이사인 감사를 선임할 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3% 의결권을 인정하도록 완화했다. 민주당 소속 백혜련 간사는 "상법은 모든 기업에 적용되기 때문에 충격 완화라는 측면을 고려했다"며 "중견기업이나 벤처기업의 경우 대처가 잘되지 않을 수 있어 약간 완화하는 방향으로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도'도 신설된다. 소송 제기 자격도 상장회사의 경우 0.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에게 주는 것으로 정부안(0.01%)보다 문턱을 높였다. 비상장회사는 정부안대로 지분 1%의 자격 기준을 유지한다.
법안이 의결되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상법 개정안에 대한 여당의 상임위 단독 의결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기업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게까지 서둘러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제와 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법안을 정치적 법안과 동일 선상에서 시급하게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다"고 했다. 또 "타격을 받는 당사자는 기업인데, 기업들은 의견표명 외에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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