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 "'판사 사찰 문건', 전국법관회의에서 논의" 제안

김광호

khk@kpinews.kr | 2020-12-03 16:06:41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 '檢 사찰' 대응 결의 제안
송경근 부장판사도 가세…"재판독립에 영향 줄 수 있어"

현직 부장판사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만든 '주요 재판부 분석 자료'는 위법하다며 "오는 7일 예정된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이 문제를 안건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서울지방법원 [정병혁 기자]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창국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전국법관대표회의 게시판에 '검찰의 행동에 대한 법원 대응을 위해 다음 사항 결의를 안건으로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부장판사는 "사건을 객관적으로 봐야할 의무가 있는 검사가 유죄 판결을 받기 위해 이런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회람하느냐"며 "판사는 인격이 없고, 피고인은 무죄 판결을 받을 권리가 없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증거로 공소사실을 증명하기보다 재판부의 성향을 이용해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하는 시도조차 검사의 객관 의무에 반하고,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법원행정처는 이 문제를 조사해 법관대표회의에 보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오는 7일 예정된 온라인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앞서 장 부장판사는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은 재판부를 조종하겠다는 말과 같다며 법원행정처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송경근 청주지법 부장판사도 3일 법원 내부망에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법관과 재판의 독립성 침해 우려 표명 및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 촉구'라는 원칙적인 의견 표명을 해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썼다.

송 부장판사는 "이번 일은 해당 법관 개인이나 재판부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법관과 재판의 독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법관대표회의 정기회의 공식 안건에 대검 내부 문건에 관한 사안은 아직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관대표회의는 지난 2017년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지자 대책 마련을 위해 구성된 판사 회의체로, 2018년 2월 상설화됐으며 각급 법원에서 선발된 대표 판사 117명으로 구성된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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