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물꼬 튼 3차 재난지원금 '보편지급'...힘 받을까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0-11-29 15:55:43
안철수·유승민·원희룡, "선별지급" VS 정의당, "보편지급"
3차 재난지원금, 이재명의 '보편지급' 관철될까.
여야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을 앞두고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또다시 지급 방식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에 밀려 3차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선회한 여당은 2차 때와 마찬가지로 '선별지급'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3차 재난지원금 물꼬를 튼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론인 '경제방역론'을 내세우며 여당에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지급을 강력 요청한 데다, 자체 지급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의당은 물론, 국민의힘도 큰 틀에서 이 지사의 보편지급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여서 '보편지급' 방안이 관철될수 있을 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4월 예정인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이 지사와 국민의힘 당에 이슈선점에서 밀린 형국인 데다, 예산 확보방안과 지급시기 문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대선 역학관계까지 작용하면서 '선별지급'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지사, 지론인 '보편지급 통한 경제활성화' 강력 요청
이 지사는 28일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174명 전원에게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코로나19 재난이 몰아쳐 경제위기가 모든 국민의 삶을 위협하며 긴급하고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중 전 국민에게 1인당 20만∼30만 원을 공평하게 지역화폐로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2차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선별 지급한 후 가계 소비지출은 오히려 1.4% 감소했고 1차 지원금 지급 시 느꼈던 경기 활성화의 체감은 커녕 느낌조차 없었다"며 "세금은 세금대로 더 내고도 지원에서 배제되거나 선별에서 탈락한 국민의 박탈감과 갈등 분열만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힘겨운 가계를 지원하기 위해 한정된 재정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지금 논의되는 3∼4조 원의 선별 현금 지급은 규모, 대상, 방식, 효과 등 여러 면에서 20∼30만 원의 전 국민 지역화폐 지급에 비해 아까운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행착오는 한번으로 족하다"며 보편 지급을 재차 강조한 이 지사는, "최소 1인당 총 100만 원은 지급해야 할 재난지원금 중 4차분을 남기고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4차 재난지원금 지급까지 언급했다.
전날인 27일 오후에는 자체적인 보편지급 검토지시까지 내렸다. 경기도청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이 지사는 "정부에서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지역화폐로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되도록) 노력은 해보겠지만 지금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도 차원에서 전에 했던 것처럼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가능한지, 또 필요한지 실무적으로 검토해서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이 선별 지급으로 결정되면, 지난 4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1인당 10만 원씩) 지급 때와 마찬가지로 지방 재정을 투입해 전 도민에게 지역화폐로 일정액을 보편 지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9월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재난지원금은 수요 확대를 통한 경제 선순환을 위한 경제방역정책"이라며 전 국민 대상을 주장한 바 있다.
선별적 지급 방식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3차 재난지원금 물꼬 튼 이재명에 '국민의힘' 호응
논란을 몰고온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여당이 아니라 이재명 지사로부터 시작됐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던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언급하며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의 1차 재난지원금과 2차 재난지원금은 경제활성화 효과에서 통계적으로나 체감상으로나 큰 차이가 있었다"며 "경제효과를 고려할 때 3차 지원은 반드시 소멸성 지역 화폐로 전 국민에게 공평하게 지급하는 재난 기본소득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세계 국가가 1인당 최소 100만 원 이상 직접 국민에게 소비를 지원했는 데 우리나라는 겨우 1인당 40만 원 정도 지원했을 뿐이고 국민의 삶은 당분간 더 나빠질 것이 분명하므로 향후 3차 4차 소비지원은 불가피하다"며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어 지난 23일과 25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지급시기는 2021년 초가 적당하다며 지급시기까지 선점했다.
이 지사는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노동이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지를 코로나19를 앓으며 비로소 알게 됐다"며 "기왕에 지급할 거라면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월은 시간상 어렵고, 내년 2∼3월이 되면 선거로 인한 논란이 커지므로 1월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이 지사의 3차 재난지원금 화두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본 예산에 넣기가 물리적으로 어렵고 국채 발행 등의 설계도 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지사의 화두를 받아 내년도 본예산에 관련 예산 편성을 주장하며 논의를 본격화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내년도 본예산에 코로나와 결부된 재난지원금과 경제적으로 파생될 효과를 위한 대책 등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본예산을 통과시키기 전에 여러 가지 예산상 (재난지원금)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여권 내 기류도 바뀌어 3차 지원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당론이 선회했다. 다만 지급방식은 선별지급 쪽인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보편지급 관철될까
국민의힘도 '현금이 필요한 계층에 선별적인 지급'을 주장하고 있지만 지급 명칭을 둘러싼 여당과의 이견을 보면, 큰 틀에서는 이 지사의 보편 지급과 맞닿아 있다.
정부와 여당이 '재난지원금'이란 용어대신 '재난피해지원금' 또는 '맞춤형 피해지원금'이라는 용어를 내세우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재난지원금' 용어를 수용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정부 여당이 '재난지원금'이라는 용어를 피하려는 이유는 보편적인 기본소득 개념으로 국민들이 지원금을 오해하는 일을 막자는 취지다.
뒤집어, 국민의힘이 '재난지원금' 용어를 수용한다는 건 보편적 지급을 바닥에 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정의당 등 일부 야당도 강하게 전국민 보편지급을 요구하고 있어 이 지사의 '보편지급'에 상당히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물론, 3차 재난지원금 지급 화두를 이 지사에게 빼앗긴 여당의 이낙연 대표나 1차 지급 때부터 '선별지급'이 당론이었던 국민의힘의 기조를 감안한 때, '선별지급'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선별지급'론에 합세하며 이 지사의 '보편지급' 압박에 나선 것도 같은 큰 짐이다.
이런 이유로 지급방식을 놓고 여당 내부에서, 또 여야 간에, 야당 사이에서도 2차 지원금 때 이상으로 진통과 함께 논쟁에 휩싸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정치계 안팎은 보고 있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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