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첫 산 넘을까…25일 법원 심문 시작
양동훈
ydh@kpinews.kr | 2020-11-25 09:43:39
인용시 합병 무산 가능성 커…기각시 2단계 공정위 결합심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빅딜'의 첫 산인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문이 25일 오후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5시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문을 시작한다.
다음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법원 판단이 나올 전망이다.
KCGI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함께 '3자 연합'을 구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KCGI는 앞서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산은은 양대 항공사의 통합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중 5000억 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의 인용·기각 여부는 법원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경영권 방어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상법 제418조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6항에 따르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할 수 있다.
한진그룹은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산업은행에 대한 3자 배정 유상증자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하고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KCGI는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이 KCGI의 주장대로 한진칼의 신주 발행이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할 목적이라고 판단하면 가처분을 받아들일 수 있다. 대법원은 2009년 모 기업과 2019년 피씨디렉트 사례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발행한 신주에 대해 경영권 확보 목적이 의심된다며 발행 무효 처분을 한 바 있다.
이 경우 산은이 설계한 빅딜은 무산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가처분 신청 인용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차선책을 신속히 마련해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법원에서 가처분 인용시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인수는 무산된다"며 "그로 인한 항공산업의 피해, 일자리 문제 등의 책임은 모두 KCGI에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다음으로 넘어야 할 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양대 항공사의 통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가 들여다볼 전망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원칙과 법에 따라 경쟁 제한성이 있는지,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이 있는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M&A(인수합병)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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