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쓴 코스피 연말 랠리냐, 거품 조정이냐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0-11-24 16:32:32

사상 최고치 이틀연속 경신…2610선 돌파
상승 동력 외국인 매수세 지속 여부가 관건
경기회복기대 선반영 vs 지나친 거품 '팽팽'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장중 사상 최고치 기록마저 넘어섰다. 연이틀 코스피는 역대 최고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 코스피가 2617.76으로 전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풍경.원달러 환율은 이날 2.3원 오른 1112.7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17포인트(0.58%) 오른 2617.76에 장을 마쳤다.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기존 장중 최고가인 2607.10을 돌파한 것이다. 전날 코스피는 2602.59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2018년 1월 29일 세운 종전 사상 최고치 2598.19를 2년 10개월 만에 경신하며 역대 최고점을 새로 찍었다. 

외국인이 나 홀로 '사자'에 나서면서 상승을 이끌었다. 매매 주체별로 개인과 기관이 각각 246억 원, 6924억 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7264억 원 어치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화학이 6%대 급등했고, 삼성SDI,삼성물산,카카오,현대차,기아차,포스코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경기 회복 기대감을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인데,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적정한 주가인지 '버블(거품)'인지 논란도 불거진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주요국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실물경제가 회복되기까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펀더멘탈과 심하게 괴리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상승 동력을 재확충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연말 코스피는 2500~2600포인트 내외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2690까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 [NH투자증권 제공]

성장률 급반등 · 저금리 · 달러 약세 '3박자'

주가 견인의 가장 큰 동력은 외국인 매수세다. 여기에는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외환시장 동향이 주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시화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커진 점 또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이면 외국인 입장에선 주가가 보합이어도 환차익만으로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3원 오른 1112.7원에 마감했지만 여전히 11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달러 약세 장기화가 이어지며 2021년과 2022년 말 기준 원·달러 환율 전망을 각각 1050원과 1010원으로 예상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3년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경기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더라도 금리 상승세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이는 낮은 주식할인율이 '상당 기간' 유지된다는 뜻"이라며 "이 조건 하에서 내년에도 채권보다 주식이 선호될 것"이라고 봤다.

경기 회복 기대감도 한몫한다. 코로나19로 올해 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3.8%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0.1%를 크게 하회할 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종전 이듬해인 1946년의 -5.8% 이후 최악이다.

그러나 내년은 급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증권 매크로팀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경제가 5.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197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8%, 중국이 8.1% 그리고 한국 역시 3.5%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내년 28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3년간 업종 밸류에이션 위치가 코스피 보다 낮으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경기 회복 수혜주를 담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언택트 소비와 연관된 인터넷 플랫폼 업종을, 제조업 공장 가동 재개와 관련해 반도체·화학·운송 업종을, 콘택트 소비에 있어서는 의류 및 면세점 업종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금리 변동 주요 변수…보호무역 장벽도 걸림돌

반대로 주식 시장이 상당한 조정 장세를 거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두 가지 시나리오가 예견되는데 첫 번째는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쏠림이 빨라지는 경우다. 다시 말해 채권 금리가 상승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다. NH투자증권 분석에 의하면 국채 금리가 0.30%p 상승하게 되면 주가 지수가 2500을 하회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가 경기에 재차 충격을 줌에 따라 내년 이익 전망이 훼손되고 여기에 더해 정부의 초기 정책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다. 주식 시장의 이런 하방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 여부', '미국 등 주요 코로나19 확산 지역의 경제지표 악화 여부'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회복이 진행된다 해도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상황의 성장 경로를 상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내년 증시에 있어 금리의 방향성은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상당한 진척을 보인 보호무역 장벽도 걸림돌이다. 그동안 미·중 무역 분쟁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 내 소수 민족 및 홍콩 측의 인권 문제를 빌미로 중국 기업이나 기업가들을 제재하는 사례들이 있었고, 미국·유럽연합(EU) 등에서 교역 상대국에게 환경이나 인권 문제 기준을 맞출 것을 강제하는 방안들을 도입하는 움직임도 이미 진행 중이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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