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역점사업 '농민기본소득', 도의회 문턱 또 못 넘나?

문영호

sonanom@kpinews.kr | 2020-11-23 18:24:39

"근거 조례 없이 예산부터 편성"...질타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농민기본소득' 사업이 좀처럼 경기도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진행된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이어 23일 진행된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의 경기도 농정해양국에 대한 2021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도 농민기본소득 관련 예산편성 절차와 사업추진 과정상의 문제점 등이 다시 불거졌다.

도 의회 운영위원장인 정승현 의원은 심의 과정에서 "농민기본소득 예산 편성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근거가 되는 '경기도농민기본소득 지원조례'가 만들어지느냐 여부"라며 상임위 위원들에게 조례에 대한 설명을 단 한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집행부를 질타했다.

▲정승현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이 '농민기본소득'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그러면서 "조례안과 예산안은 동시에 처리될 수 없다"며 2021년도 경기도 예산안에서 농민·농촌 기본소득 관련 예산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백승기 의원은 "한 달에 5만원을 받는게 과연 기본소득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한 달 5만원 주면서 경기도에서 기본소득 줬다고 큰 소리 칠 수 있겠냐"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인영 위원장은 "농정해양위 위원들은 농민기본소득과 관련해 농촌의 어려움을 알고 있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행감을 통해서) 농업단체 외에 타 단체들을 만나서 설득하라고 말을 했는데, 대체 만난적이나 있나"라며 열의를 가지고 농민기본소득에 대해 설득해 갈 것을 주문했다.

김경호 의원은 "타 산업군에서도 기본수당을 요구할 수 있다"며 "수당이라는 것은 급여의 보조제 역할을 하는 것인 데, 농민이 과연 급여를 받느냐 자영업자냐에 대한 개념을 (경기도가) 잡지 못하면 이 논의는 끝이 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철환 의원은 " '해양레저 인력양성' 등 필요한 농정예산을 다 살리지 못했다. 농민기본소득 167억 원에 매몰돼 다른 것에 신경을 못 쓴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이재명 경기지사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에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은 '(의회의 반대가)특정인의 선거전략 때문'이라며 소신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강 원장은 "지난해 의회에서 의결됐고 농정국과 농식품유통진흥원이 과업에 따라 진행된 사업인데, 하반기 의회 들어서 (농민기본소득이) 공전을 계속하는 지 모르겠다"며 "특정인의 선거전략으로 전락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 농민기본소득은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농업분야로까지 확대하는 정책이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고 농민의 사회적 참여 촉진, 기본권 보장 등을 위해 재산과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농민에게 1인당 월 5만원씩 연간 6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겠다는 게 경기도의 구상이다.

도는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시·군과 농민이 참여하는 농민기본소득 토론회를 시작으로 2019년 경기도 농민단체와 소상공인단체, 시민단체 등 42개 단체가 참여하는 '농민기본소득 추진운동본부'를 결성하기도 했다.

지난 6월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지원 조례'를 경기도의회에 제출했지만, 도 의회는 재원조달 계획의 문제점과 다른 직군과의 형평성 논란 등으로 조례 심의를 보류했다.

경기도는 예산의 근거가 되는 조례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2021년도 예산안에 '농민기본소득 사업' 예산 176 억원을 편성해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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