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뒤집은 김학의 2심…'휴대폰 요금'이 결정타
김이현
kyh@kpinews.kr | 2020-10-28 21:20:53
재판부 "검사-스폰서 관계, 지금 검찰에 존재하지 않나" 반문
'별장 성 접대' 의혹과 수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항소심에선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그간 논란이 됐던 성접대 관련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1심의 면소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지만, 일부 뇌물 혐의에 대해선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이른바 '스폰서' 역할이었던 건설 시행사업자 최 모 씨가 김 전 차관의 차명휴대전화 요금을 대납해준 게 결정적이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28일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개월의 실형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성접대 등 뇌물을 받고, 저축은행 회장이었던 고(故) 김 모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공소시효 만료와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건설 시행사업자 최 모 씨로부터 받은 뇌물에 대해선 판단을 달리했다. 2심은 1심이 뇌물로 보지 않은 2009년 6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받은 차명휴대전화 사용대금 174만 원의 대가성을 인정했다.
2심은 "최 모 씨가 1998년 자신이 관여한 시행사업과 관련해 담당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검찰 특수부 조사를 거쳐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 전 차관으로부터 수사과정을 알게 되는 등 도움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후 최 모 씨는 법무부 검찰과장, 대검 공안기획과장 등으로 근무한 김 전 차관에게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조사를 받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김 전 차관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금액이 3000만 원 이상~1억 원 미만이면 공소시효가 10년이다. 김 전 차관이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대납받은 날부터 계산한다면, 검찰이 김 전 차관을 기소한 시점은 공소시효 만료 전이다.
결국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174만 원의 차명 휴대전화 사용요금 대납이 항소심에서는 뇌물로 판단됐고, 공소시효 완료가 된 법인카드, 설날 상품권 등 4300만 원 상당의 뇌물수수까지 하나의 범죄행위로 묶이면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10년 전 뇌물수수 행위에 대한 단죄에 그치지 않는다"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 왔던 검사와 스폰서 관계가 2020년 지금 우리나라 검찰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도 함께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서는 김 전 차관이 최 모 씨에게 받은 차명휴대전화 요금의 대가성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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