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지는 '위안화 동조화' 원화강세…한국경제 반등 발목잡나

강혜영

khy@kpinews.kr | 2020-10-28 16:21:09

미국 경기부양으로 달러 약세 지속…중국 경기 반등에 위안화 강세
"원·위안 상관관계 0.7 상회…대 중국 수출의존도 높아 동조화 현상"
"원화 강세, 경제 펀더멘털 나아졌다는 의미도 있지만 수출에는 악재"

원·달러 환율이 10월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달러당 1285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최근 1120원대로 내려앉았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돈을 풀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의 빠른 경기 반등으로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높은 대중 무역의존도로 인해 최근 들어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도 가치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진단이다.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환율 하락이 지속한다면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끼쳐 경기 반등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125.5원에 장을 마쳤다. [뉴시스]

중국 경기 반등에 위안화 강세 압력 확대…위안화 따라가는 원화

최근 원·달러 환율은 1120원대를 진입하는 등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중순 달러당 1180원대에서 한 달 반 만에 60원 가량 급락한 것이다.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1125.5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1년 7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달러당 1130원대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29일 오전 9시 56분 기준으로는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 등의 영향으로 1134.1원을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격하게 떨어진 데에는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안화와의 동조화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중에 0.3 밑으로 떨어졌던 원화와 위안화 간 상관관계는 올해 들어서 0.7 수준으로 높아졌다.

▲ 달러지수를 효과를 제외한 원·달러 환율과 위안화 환율의 상관관계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달러 약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이 2분기, 3분기에 경제 반등을 이루면서 위안화 강세가 이어졌다"면서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중국 경제가 살아난 영향으로 수출 개선세를 보이면서 경기가 반등해 환율이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국이 돈을 많이 풀면서 달러 가치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면서 "우리나라는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아 위안화가 오르니까 원화도 오르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경기 부양을 위해 2023년까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 경제는 'V자 반등'에 성공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가 유입되며 위안화 강세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중국 간 통화스와프 연장계약이 체결되면서 앞으로 원화와 위안화 간 연동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 높아…"1100원대까지 추락할 수도"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달 3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원화와 위안화의 동반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추가 경기부양책 확대에 대한 기대가 있고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경기부양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대선 이후에 현실화한다면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백신 개발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도입하되 미중 갈등이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미 달러화 약세, 위안화 강세의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국 수출 '빨간불' 켜지나…경기 반등 영향은?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수출에는 악재로 작용해 경기 반등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환율과 수출은 일반적으로 6개월 내외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수출이 환율 하락으로 인해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로 경기 반등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안화 동조화로 인한 원화 강세는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올해 3분기 수출이 좋아지면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는 것은 코로나19 상황 등 미국보다 경기 펀더멘털이 낫다는 의미도 있지만, 수출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환율 하락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는 수출실적과 전망을 개선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수출에 부정적인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며 "달러 약세가 정치 리스크 때문에 주춤하더라도 조정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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