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미국 국방부가 해외 주둔 미군 병력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공식 평가함에 따라 향후 주한미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 서욱 국방부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주한미군 규모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은 지난 15일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삭제되면서 제기됐다.
이후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해당 문구가 삭제된 배경에 대해 "미국 정부가 병력(수)을 융통성 있게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변한 사실이 26일 밝혀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미국 정부가) 글로벌 국방정책 변화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 규모를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특정 국가에 한해 일정 규모 미군 병력을 지속 유지하기보다는 안보 상황을 고려, 병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봤다.
군의 이런 평가는 처음이다. 군은 최근 미국 국방부가 5600명을 유럽에 재배치하고 6400명을 미국에 복귀시키는 등 모두 1만1900명의 주독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별다른 말을 내놓지 않았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위 종합감사에서 SCM 공동성명에 주한미군 유지 표현이 빠진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국방부에 보다 융통성 있는 해외 주둔 미군의 기조를 가져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주한미군 감축 관련 한미 당국 간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서 장관의 '미 정부의 융통성 지침' 발언과 관련해서도 "주한미군 감축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SCM 공동성명에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가 빠진 것이 미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며, 전략적 유연성 원칙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의지라고 주장한다.
한미 양측은 14년 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한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
2006년 1월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양국 간 첫 고위전략대화를 갖고 한국은 세계 군사전략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며, 미국은 "주한미군의 세계 분쟁 동원 과정에서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키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이 유사시 주한미군 병력을 분쟁지역으로 차출하는 등 유연성 있게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설명했고, 한국 정부가 이를 존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실제 실행할지는 아직 변수가 많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밝힌 입장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흘리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선 시 주한미군 철수나 중대한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미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한 미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안은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명문화했다.
다만 이 법안에는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동맹국들의 아노를 중대하게 침해하지 않으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미국의 동맹과 적절히 협의했다는 두 조건을 국방부 장관이 의회에 증명할 때에는 감축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