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간 Ⅱ·Ⅲ급 군사기밀 120여건 유출됐다
김당
dangk@kpinews.kr | 2020-10-14 17:31:39
기무사·정보사·무관(武官), 중국 안전부·일본·북한 요원에 누설
국정원, 13개 방산업체와 '사이버 위협정보 공유협약' 체결
국가정보원(원장 박지원)은 최근 5년간 100여 건의 Ⅱ·Ⅲ급 군사기밀과 20여 건의 대외비가 포함된 3건의 군사기밀누설 사건을 적발해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와 일본 공관원, 북한 정보요원 등에 누설된 군사기밀 중에는 미국 태평양사 신전략계획, 북한 잠수함 건조추진동향, 주중(駐中) 한국대사관 무관부의 전시활동계획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또 최근 5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 방산기술 유출 등 5건의 방산기술 유출 사건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이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방산·군사 기밀유출 및 대응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5년간 △미 태평양사 신전략계획 등 20여 건의 비밀(대외비) △북한 잠수함 건조추진 동향 등 50여 건의 군사기밀(Ⅱ·Ⅲ급) △주중 한국대사관 무관부의 전시활동계획 등 50여 건의 군사기밀(Ⅱ·Ⅲ급) 등 세 건의 군사기밀누설 사건을 적발해 군검찰과 검찰에 이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 사건에 누설된 Ⅱ·Ⅲ급 군사기밀 100여 건과 대외비 20여 건을 합치면 누설된 기밀은 모두 120여 건이다.
〈UPI뉴스〉가 입수한 '최근 5년간 방산·군사 기밀유출 및 대응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해 11월 주중 한국대사관 무관부에 근무하는 대령 A씨를 주중 한국대사관 무관부의 전시활동계획 등 50여 건의 Ⅱ·Ⅲ급 군사기밀을 불법 수집한 뒤에 이 기밀을 소지하고 외국에서 북한·중국 정보요원들과 무단 접촉한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A 대령 측 변호인은 14일 "군사기밀누설 혐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군사기밀 탐지수집 혐의와 비인가자의 군사기밀 점유로만 기소되었고 이 부분도 무죄를 다투고 있다"면서 "A 대령이 50여 건의 Ⅱ·Ⅲ급 군사기밀을 누설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A씨는 올해 2월 검찰에 기소돼 현재 지난 6월부터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A씨 사례는 언론에 보도된 적이 없다.
국정원은 또 2018년에 국군 정보사령부에서 퇴직한 홍모씨가 현직 장교 황모씨로부터 북한 잠수함 건조추진동향 등 50여 건의 Ⅱ·Ⅲ급 군사기밀을 불법 수집한 뒤에 일본 공관원에게 누설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사건을 적발해 검찰에 이첩했다.
황씨는 2013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정보사 공작팀장으로 근무하며 군사기밀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퇴직한 홍씨에게 유출하고 그 대가로 홍씨에게서 6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는 황씨에게서 건네받은 기밀 중 일부를 일본 등 외국 공관의 정보원에게 수천만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이들이 넘긴 정보 중에는 해당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밀 정보요원들의 신상정보도 포함됐다. 이에 해당 국가에서 활동하던 우리측 정보관들은 모두 급히 귀국해야 했다.
일반 이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4년형이 확정되었다.
이밖에도 국정원은 지난 2015년 7월 국군 기무사령부(현 안보지원사령부) 소속 해군 소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관련 자료 등 대외비 20여 건을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소속 중국인에게 유출하고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첩보를 입수해 적발했다.
이후 국정원은 이 사건을 군(軍) 검찰에 송치했고 기무사 장교 B씨는 2017년 10월에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되었다.
국정원은 국정원법 제3조에 규정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혐의 수사 권한에 의거해 군사기밀누설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표] 최근 5년간 군사기밀누설 사건 처리 현황(국정원, 국회 정보위 제출 자료)
또한, 국정원은 방산기술보호법 제11조 상의 '방산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필요 조치' 규정에 따라 최근 5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 방산기술 유출 등 5건의 방산기술 유출 사건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이첩한 것으로 나타났다.
ADD의 경우 퇴직한 연구원 20여명이 68만여건의 내부 기밀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 ADD 상급 기관인 방위사업청의 수장인 왕정홍 청장이 국회에서 공개 사과하는 등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정원은 5건의 방산기술 유출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회 정보위에 세부 내용을 제출하진 않았다.
한편, 국정원은 핵심 무기 기술 유출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적대세력 등의 사이버 위협 정보를 주요 방산업체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현대중공업·한화 등 13개 방산업체 관계자들과 '사이버위협정보 공유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협약엔 방위사업청·방위산업진흥회도 참여했다.
국정원은 이 협약을 통해 그간 공공기관 200여곳을 대상으로 운영해온 '국가사이버위협 정보공유시스템(NCTI)' 정보를 방산업체들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정원은 방산업체 지원을 위한 '인터넷기반 정보공유시스템(KCTI)'을 별도로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조치는 사이버 안보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박지원 국정원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전문가'인 김선희 국정원 3차장이 이 사업 실무 책임자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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