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범' 가물가물…국민의힘 버티기에 與 머뭇머뭇

장기현

jkh@kpinews.kr | 2020-10-06 16:55:40

민주당, '최후통첩'만 수차례…野 '버티기 전략' 고수
"민주 재집권 유력…공직자 수사하는 기관 불편할 것"
추미애·강경화 등 연이은 악재..."현안 추진동력 약화"

여야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출범이 마냥 지연돼선 안 된다며 협력을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권한남용과 권리침해를 우려하며 여당이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공수처 출범 법정시한은 7월 15일이다. 이미 시한을 넘겼지만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가 공수처 출범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공수처 출범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공수처 설치, 공정경제 3법, 이해충돌 방지법의 처리를 늦출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이낙연 대표), "야당이 약속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을 기다리고 있지만, 마냥 지연시킬 수는 없다"(김태년 원내대표) 등의 발언이 나왔다.

이에 국민의힘은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청와대 특별감찰관 임명이 먼저"라는 전제조건을 앞세웠다. 야당은 공수처 출범을 마냥 방관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후보 추천엔 협력하겠다는 뜻을 보이면서도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민주당은 이른바 '최후통첩'을 여러 차례 날렸다. 이해찬 전 대표는 "늦어도 8월 임시국회 시작까지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임해 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 역시 "8월 중으로 후보 추천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모법인 공수처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치공학적으로 계산한다면 위원장을 포함해 18명인 법제사법위원회는 현재 여당이 11명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단독 의결이 가능하다. 본회의 통과도 마찬가지다. 현재 174명인 민주당은 범여권 연합을 통해 충분히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왜일까.

"야당의 지적과 달리, 공수처는 기본적으로 여당에 불리한 체제다. 여당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고위공직자가 되는데, 이들이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이다.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수처 출범에 적극적일 필요는 없지 않겠나."

과거 핵심당직자를 맡았던 인사는 UPI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차기 대권주자가 넘치는 상황에다 지난 총선에선 압승을 거뒀다"며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공수처 출범에 불편한 의원들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미국행 논란 등 연이은 악재가 공수처 출범의 추진 동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의 흐름이 중요하다. 공수처는 여론의 흐름에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여론은 추 장관과 강 장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쏠려있고, 심지어 부정적"이라며 "야당의 비협조까지 더해 공수처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공수처를 밀어붙이고, 이에 대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올해 여권에 악재가 끊이지 않아 공수처 출범 등 현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엄 소장은 또 "이전 정부들과 비교해 높은 지지율로 임기 4년 차의 대통령이 레임덕을 막아내고 있지만, 현안 추진을 위한 동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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