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낙동강 오리알 돼…선배들, 투쟁 함께해달라"

권라영

ryk@kpinews.kr | 2020-09-11 16:44:20

"우리마저 멈출 수 없어…의료정책 감독기구 필요해"
의대 학장·의전원 원장들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때"

동맹휴학과 국가시험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의과대학생들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면서 선배들을 향해 "조용한 투쟁에 부디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시작된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정병혁 기자]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11일 호소문을 내고 "우리는 그저 앞으로 책임져야 할 환자 앞에 떳떳한 의사가 되고 싶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의대협은 "학생들을 시작으로 의료계 모두가 움직였다"면서 "완벽히 원하는 내용과 절차는 아니었지만 당정과 합의도 이뤄냈고, 선배님들은 병원과 학교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과의 합의는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망가졌다"면서 "우리마저 멈출 수는 없었다. 빛나던 우리의 투쟁이 역사의 먼지에 파묻혀 퇴색되기 전에 움직여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의 승전고는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의료 정책 추진을 항시적으로 감시, 운영할 수 있는 의료계의 감독기구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생으로 시작해서 학생으로 끝내겠다"면서 선배들을 향해 "외로운 낙동강 오리알이 아니라, 건실한 둥지에서 떳떳한 의사로 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의대협은 전날부터 이어진 대의원회의에서 동맹 휴학을 중단하자는 안건을 논의했으나 반대가 60%로 나오면서 휴학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시 거부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이날 정해지지 않았으며, 응시 대상인 본과 4학년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의대 학장과 의전원 원장들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의대생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때"라고 말했다.

이들은 먼저 의대생들에게 "의정협의체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여러분의 문제의식과 헌신에 깊은 고마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업과 국가시험에 매진하면서, 여러분의 노력으로 어렵게 얻어낸 의정협의체를 효과적으로 가동시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들을 실제적으로 보완하는, 새로운 정책 틀을 개발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KAMC는 "여러분이 이후 전개될 의정협의 과정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 학장, 원장들은 여러분과 함께 미래 지향적인 대화과정을 조직하고 의정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중단 없이 감시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여러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현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간에, 모두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한 최근의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문직으로서 의료인의 사회적 책무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간의 혼란이 비록 정책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도 겸허한 성찰과 용기 있는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를 통해서만 그간의 집단행동이 미래의 의료를 걱정하는, 건강한 전문직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의대생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